한전과 계약 전력 절반조차 사용 못해
반도체 세계 2위 삼성전자는 자체 발전소 계획 없어
한전, 국내 전력 공급 세계 최고 품질

청주 테크노폴리스에 585MW급 LNG열병합발전소를 건립을 추진하는 SK하이닉스 청주 공장. (김동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청주 테크노폴리스에 585MW급 LNG열병합발전소를 건립을 추진하는 SK하이닉스 청주 공장. (김동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지난해부터 환경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청주SK하이닉스 발전소가 한국전력공사와 계약한 전력조차 다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회사 측 주장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전력 수급 안정화’를 목적으로 이천과 청주 지역에 1조6800억원을 투입, 올해부터 2022년까지 585MW급 LNG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NG열병합발전소란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가스터빈을 돌리는 발전소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열은 난방 등에 사용한다.

이천에 계획 중인 LNG발전소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통과했지만 청주의 경우 1월 22일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접수, 현재 본 협의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말하는 자체 발전소 건립의 당위성이다. 회사 측은 반도체 생산에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준공된 M15 FAB 등 생산 기반 확대에 따라 전력수급 안정성과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비해 추가적인 에너지원을 보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전력 수급 문제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과 2018년 3월 평택사업장에 발생한 정전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성사업장의 경우 1분 가량의 정전으로 200~300억원의 피해가, 평택사업장의 경우 30여분 가량의 정전으로 500억원 수준의 손실을 보았다.

하지만 청주시민과 환경단체 등은 이런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립 이유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청주SK하이닉스가 한국전력공사와 계약한 전력조차 다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LNG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대책위원회가 제공한 한전 내부자료에 의하면 SK하이닉스의 계약 전력량은 총 1170MW이다. 2018년의 경우 실제 사용한 전력은 455MW으로 여유분은 715MW다. 예상치이긴 하나 지난해 여유분은 675MW, 올해 여유분은 636MW으로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시민과 환경단체 측은 SK하이닉스가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기업의 편익과 이익을 위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LNG발전소를 추진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세계 반도체 2위자 국내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사뭇 다른 SK하이닉스의 자체 발전소 건립 추진에도 의심을 품고 있다. 

가트너가 발표한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522억1400만달러로 세계 시장점유율의 12.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4억7800만달러로 시장점유율도 5.4%에 그친다. 매출 규모로 보나 과거 잇따른 반도체 사업장 정전으로 보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삼성전자에 더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SK하이닉스와 달리 자체 발전소를 하나의 전력공급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 이미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받고 있어 발전소 건립을 따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도 삼성은 물론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립 이유가 더욱 무색한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년간 이천 및 청주공장에 단 2회(11분)의 정전고장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세계 최고 품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으며 호당 정전시간도 미국 54.6분과 독일 12.8분에 비해 한국은 8.59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가 청주에 건설 예정 중인 LNG열병합발전소는 온실가스 배출과 하천 생태계 파괴, 유해화학물질 배출 등의 이유로 시민과 환경단체들이 천막 농성과 1인 시위 등 건설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내부자료를 재구성한 청주 SK하이닉스 계약 전력과 여유분(LNG발전소 건설반대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전력공사의 내부자료를 재구성한 청주 SK하이닉스 계약 전력과 여유분(LNG발전소 건설반대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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