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특수 노려야 할 3월...코로나19 여파로 울상?
삼성전자·애플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 일부 운영 중단
수요공백 우려 단기간에 그치고 하반기 반등 기대도

코로나19로 인한 이른바 '셧다운'이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가전 매장의 소비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10일 김포국제공항 방역 관계자가 공항 시설 방역에 앞서 정부 브리핑을 시청하는 모습. 사진 속 장소와 TV제품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뉴스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로 인한 이른바 '셧다운'이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가전 매장의 소비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10일 김포국제공항 방역 관계자가 공항 시설 방역에 앞서 정부 브리핑을 시청하는 모습. 사진 속 장소와 TV제품 등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뉴스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평소 2~3월은 이른바 '가전특수'를 누리는 시기다. 졸업과 입학식 등이 이어지고 봄철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의 신혼상품 구입 등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이 이어지면서 시장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산업계가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대형 매장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도 확진세가 이어지면서 현지 공장이나 매장이 문을 닫는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소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와 주로 만나던 가전, IT 기업들을 둘러싼 '위기론'이 제기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운영하던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운영을 중단했다. 재개장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과 LA, 휴스턴, 그리고 캐나다 토론토 등에 지점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등에서도 감염 우려가 확산되고 외출 자제 움직임 등이 이어지면서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삼성뿐만 아니라 LG 등 주요 가전기업들은 평소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매출을 올린다.

앞서 애플도 서울 가로수길 매장을 비롯한 전 세계 애플스토어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애플스토어는 27일 재개장 예정이었으나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확산세가 이어지자 휴점을 연장했다. 애플은 코로나19 사태가 먼저 발생했던 중국 매장은 제외하고 닫는다.

스마트폰 시장은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14억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5G 인프라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에서 생산과 유통라인에 차질이 생기면서 2월 누적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부정적 여파 상반기까지” vs “단기 변수로 끝나고 회복할 것”

증권가에서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볼까. SK증권 이동주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수요보다 공급 차질에 따른 영향이 컸으나 2분기 부터는 점차 수요이슈가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공장이 3~4월 정상화를 언급한다. 반면 수요는 코로나 19가 2분기에 진정된다고 해도 부정적 여파가 상반기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이수빈 애널리스트는 지난 15일자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서 시작된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지난주 IT 대형주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글로벌 수요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도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소비심리 위축이나 시장 축소가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삼성증권 이종욱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공백이 3개월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가정” 이라고 전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공포가 완화되고 나면 정상적인 소비 형태를 찾을 것이며 특히 각 국 정부 정책, 목표치를 미달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이 하반기 수요를 빠르게 회복시키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구매 패턴이 바뀌었을 뿐, 가전제품 수요는 일정 수준 유지된다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fK는 국내 가전 시장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월 대비 큰 변화가 없었으나, 온라인 구매 비중이 최대 65%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외출 자제등이 이어지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부 가전은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관측된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음향기기와 블루투스 스피커 매장 등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도 관측된다.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안마의자 수요도 늘어났다고 백화점측은 밝혔다.

최근의 사태가 시장과 소비심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문제가 없도록 관리하겠다는 업계 발언도 나왔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은 18일 주총에서 “국내는 코로나19가 수그러드는 상황이지만 다른 나라는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소비자 유통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날 “초기 중국의 경우를 생각했을 때는 (생산에) 전혀 차질이 없다고 할 수 없지 않다. 하지만 현재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도 함께 내보였다.

코로나19 사태가 국제화, 장기화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향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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