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븐휴즈데이 황선희 대표 인터뷰

바야흐로 환경 문제가 심각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다행히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국민의 수준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국 1만 360여 곳 카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75% 감소했고, 국내 텀블러 시장은 매년 20%씩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에 공감하고 행동에 나서는 시민들이 늘고 있단 걸 보여주는 좋은 신호죠. 환경을 살리는 것은 일회성 행동이 아닌 꾸준한 실천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친환경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환경, 안녕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국내 친환경 관련 스타트업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싶습니다. 힘내라, 작지만 강한기업! [편집자 주]

이에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지구의 환경 뿐만 아니라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상품 개발에 앞장 서고 있는 스타트업 수장들을 만나 미래의 친환경 시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그 세번째, 일레븐휴즈데이 황선희 대표다.
황선희 일레븐휴즈데이 대표/그린포스트코리아
황선희 일레븐휴즈데이 대표/그린포스트코리아

#그녀와의만남#중국구름걷히니#유럽미국러시아가보인다#코로나사태가#오히려#화장품시장정리할수있는기회일수있어

◇ K-뷰티, 중국·홍콩을 넘어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해...한국 살리는 효자봇

K뷰티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 본다면 K뷰티는 아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가게만 보더라도 K뷰티의 열풍을 실감할 수 있다. 명동의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 보면 한국인 고객보다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고객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동안 중국에서는 사드 사태로 인해 K뷰티가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2018년 1월부터 중국 현지 공장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고, 대규모 수출 주문이 이어졌다. 한 화장품 업체는 2만여 개의 중국 점포에 총 640억 원 규모의 제품을 납품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에서도 K뷰티의 열기는 뜨거웠다. 홍콩 내 우리나라 화장품의 수입 점유율은 2015년 이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10월까지 홍콩이 우리나라 화장품을 수입한 규모는 7억 6952만 달러에 달한다. 주요 수입국가 10개 중 23.4%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 K뷰티는 동북아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정착을 기점으로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선희 대표는 과거 K뷰티에 대해 "어마 어마 했다.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들이 생겼다가 없어지고를 반복했다. 중국의 보따리상들이 사가는 양도 무시 못할 정도였다. 한국 경제에 큰 보탬이 됐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였다 "며 "하지만 기준이 없고 주먹구구식으로 수출만을 위해 생긴 브랜드와 제품들이 갑자기 수출을 타는 바람에 지금같은 사드, 코로나 등 에 맞설 수 있는 기업들이 없는 것. 아쉽다. 이런 사태에 버틸 기업들은 잘 버텨야 할 것이며, 정리될 것들은 스스로 정리 될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의 생각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코스모프루프라는 전 세계 전시회에 참여했는데, 몇 년째 중국 바이어들만 상담하고 제대로된 결과를 얻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 우한 문제와 홍콩 시위등의 문제로 인해 입국이 제한 되자 중국인이 한명도 없었다. 그래서 일까, 구름이 걷히자 유럽, 러시아, 미국 등의 바이어들과 좋은 결과를 일궈냈다"며 "앞으로 중국에만 국한되어 있던 한국 화장품기업들은 눈을 돌려 다방면으로 사업다각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화장품, 친환경 시대...비건 화장품 시대 열렸다

사드, 코로나 사태 이전에 한국 화장품은 성분, 제품의 질 등을 신경쓰지 않고 다량으로 저렴한 가격에 중국에 빠르게 납품하는 것에만 급급해 있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도 트랜드가 바뀌는 법. 과거에 화려하게 포장되어있고 대용량으로 무조건 Made in Korea면 된다는 인식에서, 제품의 질과 성분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트랜드가 바꼈다. 이에 질세라, 강한 한국인들은 그에맞는 한국 화장품을 친환경 성분과 제품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한국 화장품에도 ‘비건(Veganㆍ완전 채식)의 시대’가 열린 것. 전 세계 채식 인구가 늘고 있는 지금 ‘비건’은 올해의 강력한 키워드이자, ‘핫’한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한 ‘세계경제대전망 2019’(The World in 2019)에서 올해는 ‘비건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먹는 것과 가장 밀접한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피부에 바르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엄격한 소비자들은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화장할 때 사용하는 메이크업 제품에까지 비건 기준을 적용한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을 의미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화장품이라고 모두 비건 제품은 아니다. 동물 실험은 하지 않아도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비건 제품은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3년 전 부터 의식있는 소비,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제품, 특히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립스틱·섀도 등 메이크업 제품을 고를 때도 동물성 원료 사용과 동물 실험 유무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속 동물 성분으로는 양털에서 추출한 기름인 라놀린, 동물성 지방에서 추출하는 글리세린·올레산, 상어 간유에서 추출해 립밤·보습제 등에 사용하는 스쿠알렌, 동물 위에서 추출해 탈취제·비누 등에 사용되는 스테아르산, 동물의 조직·뼈·피부 등에서 추출하는 콜라겐 등이 있다. 꿀벌이 만든 벌집 밀랍에서 추출한 비즈 왁스 성분 역시 동물 성분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비건 화장품의 경우, 비즈 왁스 대신 콩 왁스 등을 사용한다.

◇ 화장품, 환경이야기

화장품이 환경문제에 미치는 것들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황 대표는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아졌다. 비건으로 트랜드가 바뀐것도 같은 현상이다"라며 "미세플라스틱 사용 금지, 투명용기 사용 권고, 스티커 재질에 대한 부분 권고 등이 화장품에 대한 환경 인식이 바뀐 것들이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지난해 미세플라스틱이 화장품에 포함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법을 마련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 크기 이하의 고체 플라스틱을 의미하며, 최근 환경오염 문제로 화장품 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또 이에 따라 페트병의 색깔이 투명해지는 한편, 몸체에 붙은 라벨도 변하고 있었다. 보통 화장품이나 식품 같은 경우, 색색깔의 페트병 위에 라벨을 인쇄하거나,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든 라벨을 붙여 브랜드와 제품명을 표시한다.

그러나 라벨이 떼어지지 않는 경우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 접착제의 사용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투명해진 페트병 위에 포장재를 병에서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접착제의 사용이 줄어들고, 분리선이 표시된 제품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장품에 자주 쓰이는 펌프형 용기도 예외적이다. 펌프형 용기의 경우 스프링이 들어가 재활용이 어렵다고 분류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수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대체가 쉽지 않아 규제를 완화해 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자원재활용법은 내년 9월까지 9개월 간 계도기간을 갖는다.

황 대표는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꽤나 노력하는 편으로 보여진다. 사드나 코로나 때문에 지금 화장품 관련 수많은 기업, 브랜드들이 사라지고 있지만 역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화장품에 대한 진입장벽이 얼마나 낮았었는지를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다"며 "진입장벽을 더 높이고 화장품의 카테고리를 조금더 세분화 시켜야 한다. 다 같은 화장품이 아니라 기초, 색조, 디바이스 등으로 세분화 시켜 나눠야 기업들도 그에 맞는 기준법을 고려해 제품을 신중하게 선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중국시장이 어려워 많이 힘든 시기를 버티고 있는 것같다. 이럴 수록 브랜드나 기업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기반을 다지기 위한 시기로 받아드렸으면 좋겠다"며 "하반기에는 조금 풀릴 것이다. 이럴 때 일 수록 중국에만 치우져있는 시선을 미국, 유럽, 동남아의 트랜드를 살펴 보고, 소비 동향을 파악하는데 소중한 시간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한 타깃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트랜드를 빠르게 읽으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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