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시스템을 개발한 국내 연구진. (좌측부터) 최남순 교수, 곽상규 교수, 김고은 박사, 황대연 연구원.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고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시스템을 개발한 국내 연구진. (좌측부터) 최남순 교수, 곽상규 교수, 김고은 박사, 황대연 연구원.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리튬 이온 배터리의 구성요소인 전해액에 소량 첨가제만 추가하면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늘리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최남순·곽상규 교수팀이 ‘고리형 아미노 실레인 계열 첨가제’를 추가한 고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첨가제는 전극 보호막을 공격하는 불순물 생성을 억제하고 양극에 새로운 보호막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전체 전해액의 0.5% 수준만 더해도 양극과 음극을 보호하면서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는 ‘리튬 이온’이 전극(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방전한다. ‘전해액’은 리튬 이온이 지나다니는 통로이면서 그 자체가 전극 표면과 반응, 보호막을 만든다.

이런 원리에 따라 고용량 배터리용으로 전극 물질을 바꾸면 전해액 시스템도 달라져야 한다.

고용량 양극으로 ‘니켈리치 소재(Nickel Rich, 니켈 함량이 60% 이상)’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 물질은 반응성이 커 전극 표면에서 기존 전해액을 쉽게 분해시킨다. 또한 전해액 구성 성분인 리튬염(LiPF₆)이 수분과 반응한다. 이때 나온 물질은 전극 보호막을 파괴하며 전이금속(전지 용량을 결정)을 밖으로 꺼내 배터리 성능을 낮춘다.

최남순 교수팀은 기존 전해액에 ‘아미노 실레인(Amino Silane) 작용기를 지닌 새로운 첨가제(TMS-ON)’를 추가해 이런 문제점을 극복했다. 해당 첨가제는 전극 보호막을 파괴하는 산성 화합물 생성을 근본적으로 억제한다.

또한 소량으로 생성된 산성 화합물까지 제거한다. 양극 표면에 새로운 보호막도 만들어 전극을 구조적으로 보호할 뿐만 아니라 전이금속이 전극 밖으로 나오는 것도 막는다.

곽상규 교수팀은 계산을 통해 신규 첨가제의 작동 원리를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분석 결과 첨가제의 형태인 고리 모양이 리튬염의 분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첨가제 속에 포함된 ‘비공유 전자를 갖는 질소(N)’가 리튬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오불화인산(PF₅)를 안정화해 불화수소(HF)의 생성 자체를 막는다.

최남순 교수는 “수명이 긴 리튬 이온 배터리를 만들려면 전극 보호막 생성뿐만 아니라 보호막을 공격하는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첨가제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로 ‘니켈 리치 양극’과 ‘흑연 음극’의 계면 구조 보호를 위한 전해액 첨가제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이해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어드벤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3일 자로 공개됐다.

첨가제의 핵심 기능 모식도(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첨가제의 핵심 기능 모식도(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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