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하이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받아...구조조정 하겠다
신세계 '지금이 기회'...점포 더 늘리겠다

신세계 일렉트로마트, 롯데 하이마트 내부/그린포스트코리아
신세계 일렉트로마트, 롯데 하이마트 내부/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국내 유통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가 가전 카테고리를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는 일렉트로마트를 온가족 체험형 가전마트로 탈바꿈해 매장수까지 대거 확산시키며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반대로 롯데 하이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가 16일까지 창사 20년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1.1% 줄어드는 등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구조조정을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가전시장의 성장 정체, 온라인 수요 증가, 무서운 기세로 소비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가전 스타트업들 등으로 인해 매출이 대폭 줄어들면서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해석 된다. 여기에 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확산 되며 롯데하이마트 같은 오프라인 가전 마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1분기 롯데하이마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 줄어든 9711억원, 영업이익은 41.9% 감소한 141억원으로 전망했다.

2020년 기준 하이마트는 전국 460여 개 매장중 11개 매장을 폐점했고 7개를 새롭게 열 계획이었지만 위와 같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무산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대로 신세계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분위기다.

신세계의 일렉트로마트는 '남자들의 놀이터' 콘셉트로 드론 체험존, 피규어 전문존 등 체험존을 배치하며 파격을 시도해 업계의 이목을끌었다. 여기에 키덜트(장난감을 좋아하고 모으는 어른)라는 트렌드 키워드까지 떠오르며 일렉트로마트의 컨셉과 맞아떨어져 남녀노소 취향을 저격했다.

이에 2015년 213억원이었던 일렉트로마트 매출은 2018년 5400억원까지 뛰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2월까지 일렉트로마트 등 이마트 전문점 매출은 두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로 봤을대 하이마트를 따라 올라서기는 힘든 수준이지만 신세계는 굴하지않고 계속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3개 점포가 문을 열었고, 올해 추가로 10여 개를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와 일렉트로마트의 전략은 같지만 다르다고 전문가는 얘기한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둘은 같지만 다르다. 같은 전자 제품을 취급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전략이 다르다. 롯데는 단독 매장, 로드숍 쪽으로 확산 시키는 반면 신세계는 신세계 라인인 이마트나 스타필드 등에 입점을 하게 했다. 숍인숍 개념으로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보다는 신세계가 부담은 적을 것"이라며 "일렉트로마트는 소비자들의 소비 동선도 파악해서 위와같은 전략을 펼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드숍을 늘리는 하이마트와 달리 일렉트로마트는 논현점을 제외한 전 점포가 이마트·스타필드 등에 숍인숍 개념으로 입점해 있다.

한때 롯데와 신세계는 가전 전문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한바있다. 2012년 하이마트 인수전에 양사 모두 참여한 바 있다. 이때 신세계는 마지막에 포기했고 결국 롯데가 하이마트를 1조 2480억원에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신세계는 전자랜드 인수전까지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앞서 위의 상황을 지켜봤던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그 당시 신세계가 전자 쪽에 큰 관심을 둬 하이마트 뿐만 아니라 전자랜드까지 인수하겠다는 무리수를 던졌지만 현금 흐름의 상황을 고려했을때 부담으로 여겨졌던 것"이라며 "결국 무산 됐지만, 과거 그런 인수전이 지금의 일렉트로마트를 소비자들의 트렌드와 방향을 잘 잡아 몸집을 잘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될 것같다"고 강조햇다.

이어 "당시 몸집을 불려가는 롯데와 달리 신세계가 가전 전문점 인수전에 밀려 큰 타격을 입었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 것같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가전전문점 형태에 새로움을 추가한 일렉트로마트를 2015년 론칭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전전문점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온라인에 밀리는, 구시대 비즈니스라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슈퍼히어로, 드론체험 등을 통해 아이와 부모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전 전문점"이라며 일렉트로마트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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