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석유 플라스틱 대체 목표
​​​​​​​재활용 소재・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 확대

사람들이 레고를 갖고 노는 모습 (레고 홈페이지 캡처) 2020.3.12/그린포스트코리아
사람들이 레고를 갖고 노는 모습 (레고 홈페이지 캡처) 2020.3.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플라스틱을 멀리하는 것이 미덕이 된 시대, 세계적 장난감 업체 레고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레고 블록이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레고도 친환경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레고는 2030년까지 블록을 지속가능한 물건으로 바꾸기로 했다. 사실상 부서지지 않고, 여러 세대에 걸쳐 쓸 수 있는 블록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른 행동이다. 팀 브룩스(Tim Brooks) 레고 기업책임 담당자는 “지속가능성은 언제나 레고의 주요 이슈였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쇼핑에 나선 세계 소비자들 가운데 47%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장난감을 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데릭 터트(Frederique Tutt) NPD 장난감산업 전문가는 “장난감 생산업체들은 친환경 이슈를 반영하는 데 힘쓰는 중”이라면서 “포장은 물론 장난감 재료에 있어서도 수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레고는 플라스틱을 버릴 생각은 없다. 그 대신 장난감을 만드는 데 쓰는 플라스틱 소재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부분의 레고 블록은 ABS수지로 제작된다. ABS수지는 석유화학제품으로 가공이 쉽고 내충격성이 좋아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도 널리 쓰이는 소재다. 

사탕수수로 만들어진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된 블록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나무, 잎사귀, 덤불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서로 아귀가 딱 맞아 단단히 고정돼야 하는 블록만큼의 내구성을 지니지 않아도 되는 장난감이다.

이 지점에서 바이오플라시틱 개발에 나선 레고 앞에 놓인 어려움이 모습을 나타낸다. 새 블록과 이전 블록이 섞인 상황에서도 어려움 없이 레고 놀이를 할 수 있으려면 두 블록이 강도, 색의 선명도, 블록끼리의 단단한 결합도 등의 특성이 모두 일치해야하기 때문이다. 

레고는 재활용 소재와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에도 신경쓰고 있다. 레고는 생산 과정에서 나온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시 사용한다. 또 2014년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레고는 2017년부터 재생가능한 에너지만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고의 모회사 커크비(Kirkby)는 풍력 발전에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기도 했다. 2025년까지 재활용이나 재생가능한 소재만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레데릭 터트 담당자는 “레고는 여러분들이 옛 블록과 새 블록의 차이를 눈치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책임 의식을 지니고 플라스틱을 사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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