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칩 형상의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를 개발했다. (좌측부터) 이상영 교수와 이권형 연구원.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연구팀이 칩 형상의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를 개발했다. (좌측부터) 이상영 교수와 이권형 연구원.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사람의 지문만큼 작은 ‘초소형 슈퍼 캐퍼시터’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돼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공급원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 교수팀은 전자부품들과 일체화할 수 있는 ‘칩 형상의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작과정을 프린팅 공정으로 단순화하고 프린팅 정밀도를 높여 부품 손상 없이 일체형 초소형 전원 시스템을 완성했다.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는 탄소 소재의 활성탄에서 전자가 붙고 떨어지는 현상을 이용해 전기 저장하고 이를 사용하는 장치다. 리튬을 쓰는 이차전지에 비해 출력이 크고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특히 반도체 제작 공정을 통하면 초소형화도 가능해 IoT 기기나 입는 전자기기(wearable device) 등에 적합하다. 초소형 슈퍼커패시터를 전자 부품에 직접 연결해 ‘전원 일체형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제작 공정 중 발생하는 열이나 화학물질에 의해 전자 부품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 전자 부품에 직접 슈퍼커패시터를 결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전기수력학 프린팅(Electrohydrodynamic jet-printing)’ 기법을 이용해 해결했다. 

전극 물질과 전해질을 잉크처럼 써서 부품 위에 찍어내는 것은 잉크젯 프린팅과 같지만 정전기적 힘으로 잉크가 번지는 현상을 줄여 정밀도를 높였다. 

일반 잉크젯 프린팅 기법은 잉크를 ‘뿜어내기’ 때문에 각 물질이 퍼지게 된다. 이에 반해 정전기적 힘을 이용한 새로운 기법은 잉크를 ‘잡아당겨’ 번짐이 적다. 이 기법을 쓰면 선폭 1㎛(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이하 까지 정밀하게 프린팅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이용해 동전보다 작은 칩(0.8cmx0.8cm) 위에 전지 36개를 만들고 직렬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전지들은 80℃의 온도에서 잘 작동해 실제 전자 부품의 작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도 견딜 수 있다. 또한 병렬이나 직렬로 자유롭게 연결 가능해 소형기기에 맞춤형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이상영 교수는 “IC칩처럼 좁은 기판 위에 전지를 고밀도로 집적함으로써 공간 제약 없이 전지 성능을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기술”이라며 “좁은 공간에 전지를 집적하는 기술은 슈퍼커패시터뿐 아니라 다른 전기화학 시스템과 장치에 확장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다학제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6일 자로 게재됐다. 

지문 폭만큼 작은 단위 전지 이미지(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문 폭만큼 작은 단위 전지 이미지(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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