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생물종목록 등록된 생물 종수 5만2628종
한반도 생물다양성, 세계 생물다양성과도 연관

백두산 호랑이들.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백두산 호랑이들. (사진 백두대간수목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1922년에 호랑이가 완전히 사라지는 등 한반도에서 대형포유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중소형 포유류가 생물 군집 전체 성격을 결정·대표하게 되면서 멧돼지나 집비둘기 등 외래종을 포함한 유해 야생동물이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야생동물의 각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해하지 않고 건강한 개체군을 만들어 도심 속에서 인간과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스위스 바젤의 경우 집비둘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직접 서식지를 마련해 인간과 공존 가능한 건강한 개체군을 만들었다”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 공감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노력이 모두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을 정상적인 모습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생물다양성은 생물종 다양성, 생태계 다양성, 유전자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것.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내 생물종이 다양하게 존재하는지, 종 내 유전적 다양성은 높은지,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는 다양한지 등이 서로 연관돼 나타난 개념으로, 높은 생물다양성은 먹이 그물을 복잡하게 형성해 생태계 평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생물의 기본단위는 ‘종(species)’이다. 종은 생물학 분야와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는데, 대표적인 개념으로는 교배가 이뤄지고 그 자손이 대대로 유지되는 집단으로 구분 짓는 ‘생물학적 종’, 형태적 특성에 따라 구분하는 ‘유형학적 종’, 생물의 진화역사를 기준으로 하는 ‘계통학적 종’ 등이 있다.

사실 종을 나누는 기준은 이보다 훨씬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종의 개념을 인류가 생물을 인식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라고 생각하면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요이끼벌레아목 떡갈이끼벌레.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고요이끼벌레아목 떡갈이끼벌레.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한반도에 살고 있는 생물

한반도에 살고 있는 생물을 살펴보면, 우선 ‘고유종’을 떠올리게 된다. 고유종은 지리적으로 한정된 지역에만 자연적으로 생육·서식하는 생물분류군을 의미하며 분류학적으로 종 혹은 종 이하 분류군을 총망라하는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유 생물종은 우리나라 주권이 미치는 영토를 포괄적으로 적용하는 지리적 개념에서 대한민국 영내에서만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모든 생물 분류군으로 정의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한반도 고유종 목록을 보완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고 신종으로 발굴된 생물종의 고유종 추가 및 다른 나라에 분포하는 종은 제외하는 방식으로 목록을 개정했다”며 “고유종 목록을 검토한 결과 한반도 고유종 수는 최종으로 약 2253종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된 생물 종수가 5만2628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물자원관은 1996년 이후 매년 국가생물자원 종합목록 사업을 통해 한국에 살고 있는 자생종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는 약 10만여종 생물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1996년 2만8462종을 처음 집계한 이래 지금까지 5만2000종 이상이 기록됐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나무벌, 참닻꽃, 꼬마휜횡극모충 등 466종 신종을 비롯해 조선흑삼릉, 적갈색따오기, 동공날씬이갯민숭이붙이, 함평매부리 등 미기록종을 포함 총 1801종이 새롭게 추가됐다.

지금까지 국가생물종목록에 기록된 생물은 척추동물 2009종(포유류 125종 등), 무척추동물 2만8666종(곤충 1만8638종 등), 조류(藻類) 6158종, 식물 5517종, 균류 및 지의류 5421종, 원생동물 2018종, 세균 2839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나고야의정서 등 국제협약에 따라 자국 생물자원 확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국가생물종목록 구축은 한국 생물주권 확보와 향후 생물자원 이용 지원에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 전경. (사진 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 전경. (사진 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국가 보호종과 금지하는 종

국가보호종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보존 및 보호하기 위해 환경부,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산림청 등이 관련 법률에 따라 지정 보호하는 생물들을 말한다. 

환경부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67종, 해양수산부가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대상 해양생물 77종,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천연기념물 70종, 산림청이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희귀식물, 특산식물 571종을 관리·보호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가 금지하는 종은 크게 ‘먹는 것이 금지되는 야생생물’과 ‘포획·채취 등이 금지되는 야생생물’로 나눠진다. 먹는 것이 금지되는 야생생물은 야생동물이나 이를 사용해 만든 음식물 또는 추출가공식품을 먹는 경우 법적 처벌을 받도록 환경부령이 정하는 종을 말하고 포획·채취 등의 금지 야생생물은 포획이 금지된 멸종위기야생동물과 그밖의 야생동물로 환경부령이 정하는 종을 말한다.

이렇게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동물들과 보호종, 그리고 금지하는 종 등의 현황을 확인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나라에 한국인과 함께 살고 있는 생물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인지하고, 동시에 더욱 애착을 갖고 보호하자는 의미가 크다.

사실 한반도 생물다양성은 세계 생물다양성과도 연관이 돼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국 생물자원 확보 경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생물다양성은 기본적으로 인류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지구상 모든 생물들을 파악하고 보호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마승애 동물행복연구소 대표는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 국민의 가치관이 어디에 뜻을 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래 전부터 북극에서는 북극곰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죽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 대표는 이어 “물론 북극곰이 죽는다고 우리가 무슨 상관이냐는 의견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 유럽에서는 이상 고온 때문에 700여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북극곰은 최전선에서 먼저 죽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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