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관, ‘변산과 노령이 전하는 생물이야기’ 발간
전북 국립공원 인근 전통마을 주민들 구전 전통지식 소개

찔레나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찔레나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요즘은 기침만 해도 다른 사람 시선이 느껴진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나오는 흔한 기침이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큰 민폐로 여겨지게 된 것.

자연스럽게 목 건강을 위한 약을 비롯해 각종 식음료 정보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당연히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정보에도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하 생물자원관)은 전라북도 국립공원(변산반도, 내장산, 덕유산) 인근 전통 마을에서 전해오는 전통지식을 담은 ‘변산과 노령이 전하는 생물이야기’를 6일 발간한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전라북도 국립공원 인근 총 136개 전통마을을 방문해 354종 생물과 관련된 전통지식 3342건을 발굴했다. 이번 자료집은 발굴 자료 중에서 향토색이 있는 100종 생물자원을 선별해 사진 250여장과 고문헌 내용을 곁들여 이용되는 방법 및 효능 등 관련 구전 전통지식을 수록했다.

전북 무주군 및 부안군에서는 찔레나무 열매를 삶은 물을 마시면 해수병(오래가는 기침 증세)이나 감기에 좋다고 알려졌고 찔레나무꽃을 말려서 쌀가루와 함께 쪄먹으면 마른버짐(대개 영양결핍으로 얼굴 부위 등에 흰 버짐이 생기는 피부병)에 좋다는 구전지식이 있다.

전북 고창군, 부안군 및 정읍시에서는 하늘타리 줄기 중간을 자르고 뿌리에서 이어진 줄기를 병에 꽂아 받은 수액이 천식, 백일해, 가래 등 기관지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졌다. 하늘타리 수액은 폐렴, 이질, 항암에 효과가 있다는 하늘타리 열매, 뿌리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전북 무주군 및 부안군에서는 기침 및 가래가 끓을 때 탱자나무 열매를 달여 마시고 두드러기가 났을 때 삶은 물을 씻어준다는 전통지식이 있다. 이는 탱자나무 열매에 있는 리모넨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기침, 가래 등 감기 증상에 효과가 있고 비타민씨와 칼륨 등이 풍부해 가려움증 해소 및 피부 진정제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자료집에 표기된 국명은 생물자원관 ‘국가생물종목록’에 따르되, 면담 조사를 통해 현지 주민들이 언급한 생물 명칭도 함께 적었고 고문헌에 대한 정보(저자, 내용, 출처 등) 및 문헌 속 생물자원에 대한 명칭과 이용정보 등도 기재했다. ‘변산과 노령이 전하는 생물이야기’는 국내외 주요 도서관, 연구기관, 관계 행정기관 등에 6일부터 배포되며 생물자원관 홈페이지에도 같은 시기에 공개된다.

배연재 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자료집을 통해 전통적으로 계승되고 있는 전통지식을 일반인뿐만 아니라 학계, 산업계 등이 널리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지식 확보는 우리나라 전통지식의 이익 주장 및 권리 보호 차원에서 의의가 있고 전통지식 관련 자료가 산업계에 생물 소재 탐색 및 분석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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