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는 조사결과 국내 5대 대형마트의 플라스틱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피스는 조사결과 국내 5대 대형마트의 플라스틱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국내 대형마트 대다수가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 부문에 있어 ‘낙제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국내 5대 대형마트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평가한 결과, 이마트를 제외한 4개 업체 모두 ‘F’ 점수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이마트 역시 ‘C’ 점수에 그쳤다.

그린피스는 2018년부터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스페인, 대만 등의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순위를 발표해왔다. 

이번 대형마트는 조사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메가마트 등 5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들은 모두 2018년 환경부와 '일회용 비닐쇼핑백·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맺은 마트들이다.

해당 조사에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과 PB상품 및 협력사와 협업을 통한 감축 노력, 소비자 참여 유도 및 사내 감축 노력 등이 포함됐다.

◇ 이마트 제외 4개 대형마트 모두 ‘낙제점’

이번 조사에서 이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대형마트의 점수는 ‘F’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홈플러스의 경우 사내에서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플라스틱 줄이기를 위한 눈에 띄는 조치가 없었다. 

롯데마트는 마트 내 빈병수거함을 비치하고 녹색소비자연대와 일회용품 줄이기 업무 협약식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 구체적인 방안을 도입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해외 롯데마트 매장(베트남 호찌민)에선 비닐 대신 바나나 잎으로 포장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국내 마트에선 이와 비슷한 방안을 도입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나로마트는 정부의 일회용 비닐봉지 규제 이후 생분해 비닐 및 종이봉투를 제작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그린피스는 이를 유효한 대안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분해되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인 ‘매립’의 비율이 국내는 4.6%에 그치고 대부분 소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로마트는 주기적인 업체 간담회를 통해 공급자에게 추가 포장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평했다.

메가마트는 정부의 합성수지 연차별 줄이기 제도에 참여하여 플라스틱 합성수지 사용량을 매년 25%씩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목표 대비 실제로 얼마나 감축을 했는가에 대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게 그린피스의 설명이다. 협력사와의 협업 및 소비자 참여 유도 측면에서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어떠한 사례도 제시하지 않아 종합점수 ‘F’를 받았다. 

◇ 5대 마트 중 가장 높은 점수 받은 이마트조차 ‘C’ 점수에 그쳐

5대 대형마트 조사결과 시장점유율 1위인 이마트가 종합점수 ‘C’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이마트가 제조사와 협력해 우유 2팩을 포장하기 위해 사용했던 손잡이 달린 비닐봉지를 얇은 띠로 변경하고 전통시장에서 다회용 장바구니를 무상 제공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매장과 자사 제품에 쓰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집계·관리하고 공개했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들과 대조를 이뤘다고 밝혔다. 다른 마트들은 속 비닐을 제외한 플라스틱 사용량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마트도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은 다회용 장바구니 보급과 플라스틱 회수함 설치 등 기존 방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실제로 이마트는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여용 부직포 장바구니 사용을 활성화하고 무색 페트병을 적용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주요 3사들이 가장 중요한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이서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국내 유통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감축 목표를 제시한 곳은 없었다”며 “국내 마트들도 해외 마트처럼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쓰레기 없는 장보기를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시할 때”라고 말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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