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환경 담당 기자로서 가끔 고민에 빠진다. 환경 담당이라는 전제 속에서 발제를 하고 취재를 진행하게 되는데, 기자가 아닌 국민으로서, 또 경제인으로서 환경적 개념과 다소 상충되는 기사를 쓰게 될 때가 있다.

사실 상충이라고 표현했지만 환경을 대하는 관점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각 개인을 비롯해 정부와 정치인 입장, 그리고 환경단체와 기업 입장에 따라 환경을 대하는 관점이 있을 것이고 그 관점에 따라 행동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차이는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환경보호와 보전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기존 생각이 무너지는 데에는 환경 분야 종사 후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결국 환경도 인간 특유의 지독한 사회성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그로 인해 집단마다 같은 환경문제를 바라보고 있어도 해석과 행동은 너무 달랐다.

환경보호에 힘쓰고 망가진 환경을 다시 보전하는데 주력하는 어떠한 국가도 주변국들을 통제하지 못하면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 극단적인 예로 천혜의 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조차 부강하지 못하거나 외교를 제대로 못해 타국의 침략을 받게 되면 그 환경은 전쟁으로 인해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 

환경부나 환경단체 등이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을 향해 비난을 하고 조업 중지나 폐쇄 등의 제한을 가하게 되면 오히려 그 환경오염물질 배출로 인해 고통을 받을 수 있었던 주민들이 지역경제가 무너진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단순히 ‘환경’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생물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또는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이 직관적이고 단순한 설명에 의존하는 것이 환경을 왜곡 없이 바라보는 방법일 수 있다.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제한을 가할 수 있는 분야는 거의 모든 분야다. 반대로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분야 역시 거의 모든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때마다 유행어처럼 나오는 말이 “여러분은 미세먼지 문제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말이다. 그게 미세먼지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 환경문제 대부분의 상황에 해당된다.

기본적으로 환경 영역이라는 것에서 한 개인은 물론, 어떤 집단이라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환경 담당 기자로서 새삼 깨닫고 있는데, 이런 현실 속에서 보람과 부담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요즘은 코로나19를 빼고는 대화가 안 되는 시기다. 환경보건적 측면에서 코로나19를 바라볼 수도 있지만 이런 감염병 만큼은 정쟁이나 집단 이익이 아닌 정말 단순하게 근본 목적만 바라보고 대응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 코로나19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개념을 함께 챙겨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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