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시티코리아] 사람과 철새 그리고 에너지가 공존하는 곳
[그린시티코리아] 사람과 철새 그리고 에너지가 공존하는 곳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2.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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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태화강 일대의 떼까마귀 군무(울산시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울산시 태화강 일대의 떼까마귀 군무(울산시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울산시 태화강에는 어둠이 내리면 10여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모여든다.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가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면 노을을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태화강 삼호대숲을 찾는 귀한 손님들. 이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울산이 유일하다.

이곳에는 여름철에도 다른 철새 손님이 찾아온다. 하얀 깃털에 가느다란 다리로 매혹적인 느낌을 뽐내는 백로 8000여마리. 영남권 최대 규모의 철새 도래지이기도 한 이곳은 새들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은 물론 탐조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겨울과 여름 철새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겐 귀한 손님일진 모르겠지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겐 아니다. 인근 삼호동 주민들에겐 이러한 철새가 계절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란 말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철새 배설물로 주택과 차량이 오염되고 세탁물 피해가 잇따라 발생해 주민들은 골머릴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역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넘어 이미 소음으로 변해갔다.

◇철새와 공존…태양광 발전으로 해결

‘인생은 가까이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란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외지인이 보는 아름다운 풍경과 주민들이 겪는 실생활에는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새 도래지인 태화강 주변의 삼호동 주민과 이곳을 찾는 철새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울산시는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해 태화강 철새공원 일대에 그린빌리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철새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으로 마을 수익을 창출하고 부수적으로 태양광 모듈로 철새가 주택가로 오는 것을 막아 주민 생활환경이 개선하자는 것이다.

철새 배설물로 인한 주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철새와 인간이 공존하며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발전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사업비는 1차에 26억원, 2차는 10억4000만원으로 총 36억원이 넘는 규모다. 그 결과 2017년까지 1차 494가구, 2018년 2차 185가구의 옥상에 3kW 태양광 설비 설치를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3차로 168가구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총 847가구로 사업이 마무리됐다. 말 그대로 거대한 태양광 ‘그린빌리지’가 탄생한 것이다.

1·2차 사업 기준으로 삼호 철새마을 그린빌리지의 태양광발전량은 하루 7588kWh, 연간 약 273만kWh에 달한다. 전기요금으로 계산하면 1·2차 사업을 완료한 약 680여가구를 기준으로 월 평균 3만5000원 정도가 절감된다. 연간으로 따지면 42만원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연간 940여톤의 온실가스 감축이란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었다. 이와 함께 전선 지중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민 생활환경도 대폭 개선됐다.

◇주민·지자체·산업계가 하나 되다

삼호 철새마을 그린빌리지 사업은 지역 환경과 신재생에너지를 조화시켰다는 점 외에도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주민과 지자체, 산업계가 서로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해당 사업은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만큼 사업 초기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울산시 남구는 2016년 철새마을 조성을 위한 삼호동 추진협의회를 구성,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구의원과 주민대표, 공무원으로 구성된 에너지실무위원회를 운영, 긴밀한 협조를 이뤄왔다.

또한 철새마을은 단순히 태양광모듈만 설치하는 사업에 그치지 않았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발맞춰 태양광 설비 설치 완료 후에는 주민들에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태양광 통합발전량 △가구별 발전량 △인버터 상태△이산화탄소 절감량 등 관련된 다양한 정보 제공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2017년 한국에너지공단과 LG유플러스, SK에너지와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해 사업을 진행했다. 단순히 철새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국 최대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테마형 마을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했다. 태양광발전과 IoT 기술을 융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발전량과 고장 유무를 확인하고 이를 분석·관리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지속성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지난해까지 실시된 1차 태양광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사업은 현재 492가구에 완료된 상태다. 올해에는 2차로 354가구에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발전과 배출권 거래제를 연계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로 얻어진 온실가스 감축량을 외부사업을 통해 SK에너지에 판매, 발생한 수익은 지역사회에 재투자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울산시 남구청 관계자는 “해당 민원이 없는 것으로 보다 주민들이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연말에 홍보관까지 준공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차 태양광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구축이 되면 삼호 철새마을의 태양광 발전량이나 전기요금 절감량 등 정확한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호 철새마을 그린빌리지 현장(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호 철새마을 그린빌리지 현장(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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