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부터 초봄사이 고농도 미세먼지 집중, 3월 이후에는 황사 예상

한국의 하늘이 아직은 맑지만 조만간 먼지가 다시 뒤덮을 확률도 높다. 사진은 2월 26일자 대기의 모습, 중국 상공의 먼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AirVisual Earth.com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의 하늘이 아직은 맑지만 조만간 먼지가 다시 뒤덮을 확률도 높다. 사진은 2월 26일자 대기의 모습, 중국 상공의 먼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AirVisual Earth.com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과거 대한민국 겨울을 상징하던 단어 중 하나가 ‘삼한사온’이었다. 겨울이라고 내내 추운 게 아니라 3일간 추우면 4일은 상대적으로 덜 춥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포근한 날에는 미세먼지가 괴롭다는 뜻이다.

사람은 1분에 15번 숨을 쉰다. 숨 쉴 때 마다 공기 500ml를 들이마신다. 하루에 약 1만리터의 공기를 마시는 셈이다. 사람이 죽으면 심장이 멈췄다는 표현 대신 ‘숨을 거뒀다’는 말을 더 많이 쓴다. 호흡은 사람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문제는 3~4월 봄 공기가 쾌적하지 않다는 것이다.

◇ 겨울부터 초봄사이 고농도 미세먼지 집중, 3월 이후에는 황사 예상

일반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는 겨울부터 초봄 사이 집중된다. 지난해 봄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현황을 보면 2018년 12월 50회를 기록했다가 1월에는 181회로 늘었다. 이후 2월에는 146회, 그리고 3월에는 200회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경보도 1월 12회, 2월 17회, 3월 23회 등으로 증가한다.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3월에는 또 하나의 ‘나쁜 공기’ 관련 이슈가 있다. 바로 황사다. 평년 기준 전국 평균 황사일수는 3월 1.8일, 4월 2.5일, 5월 1.1일이다. 최근 10년 기준으로 보면 3월에는 1.7일, 4월 0.8일, 5월 1.6일이다.

황사는 주로 중국 북부나 몽골 건조, 황토 지대에서 바람에 날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강하하는 현상, 또는 강하하는 흙먼지를 말한다. 보통 저기압의 활동이 왕성한 3~5월에 많이 발생한다.

삼국유사 기록에 따르면 신라에도 흙비가 내린 적이 있다고 하니 매우 오래 된 자연현상이다. 다만 최근에는 황사가 날아오면서 산업화된 지역을 거쳐 규소, 납, 카드뮴 등 중금속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모래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오랫동안 날아오는 게 문제

기자는 지난 2013년, 당시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유철규 교수와 고려대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그들은 “중국 사막에서 모래가 날아오는 것이 황사인데, 그렇다고 사막 유목민 건강이 도시인보다 특별히 더 나쁘지도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대신 “오랫동안 여러 도시의 하늘을 거쳐 날아오면서 세균이나 중금속 등이 쌓여 몸속에서 염증 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공장지대를 건너올 수도 있고, 오염된 공기와 뒤섞일 수도 있는 문제다.

황사도 결국 작은 입자의 먼지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미세먼지와는 구분되는 개념이 있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에 따르면 황사는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자연현상인 반면, 고농도 미세먼지는 자동차·공장·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이다.

올해 봄에도 고농도 미세먼지에 더해 황사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면역력이 약해진 호흡기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큰 먼지는 코에서 걸러지고 중간 크기는 기관지에 붙어서 가래로 뱉어낼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것들은 폐포(허파꽈리)로 들어가고 몸 속에 쌓여 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정용승 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오염 배출 총량은 날마다 대체로 비슷하다. 그러나 미세먼지 농도는 공기의 상태와 바람,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은 하늘이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봄철 황사는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꾸준히 이슈가 되어 온 미세먼지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서울시의 모습(김동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서울시의 모습(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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