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제조 보건용마스크 허가절차 대략 6개월 이상 소요
기존 업체들 “허가절차에 대한 명확한 정보 있으면 단축 가능”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코로나19 사태 마스크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열린 '중소기업유통센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 뉴스핌)/그린포스트코리아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코로나19 사태 마스크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열린 중소기업유통센터의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 뉴스핌)/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도 문제가 없었던 마스크 공급 시스템이 코로나19 사태로 완전히 무너졌다. 정부가 유통망을 정비하고 수출을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마스크 물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마스크를 신규로 제작하기 위한 허가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허가절차만 간소화되면 이런 위기 상황에 신규로 마스크를 제작해 공급할 수 있는데, 국내 허가규정에 발목이 잡혀있다는 것.

우선 보건용마스크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마스크에 사용된 원자재에 대한 규격을 설정하고 완제품에 대한 성능 등을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완제품에 대한 성능 실험을 하는데 6개월 이상 소요됐는데, 실험을 할 수 있는 시험원이 매우 부족해 시험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실험을 할 수 있는 시험원이 늘어나 대기기간 없이 실험이 가능해졌고 대략 실험 소요기간은 약 1달 정도다. 결국 허가를 받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마스크에 사용되는 원자재 규격인 것으로 보인다. 업력이 있는 업체의 경우에는 경험이 있어 규격 설정이 빠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 부분에서 많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더 큰 난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품목허가 민원 신청이다. 신청 후 심사기간이 약 2달 소요되는데, 심사 도중 보완이 발생되면 30일 이상 연장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미 온라인상 마스크 판매는 포화상태다.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미 온라인상 마스크 판매는 포화상태다. (이미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품목허가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보건용마스크를 판매하기까지 준비기간 3개월에 심사기간 3개월을 더해 대략 6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허가를 받았더라도 바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품질검사를 의뢰해 제품이 기준에 적합한지 실험하는데, 실험 결과 적합인 경우에 한해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허가 절차가 너무 복잡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신규로 보건용마스크를 판매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준비가 미흡한 경우에 소요기간이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며 “올해부터 실험을 할 수 있는 시험원을 대폭 늘리는 등 정부도 품목허가 소요기간을 간소화시킨 상황이고 더 이상은 보건안전을 위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시중에 유통되는 마스크는 다양하다. 제조하는 업체도 많은 상황이고 수입 업체까지 생각하면 이 정도로 허가절차가 복잡하고 길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기본적으로 신규 업체가 원자재에 대한 규격을 설정하는데 정부나 관련 연구기관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력이 있는 업체들이 신속하게 원자재에 대한 규격을 설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 부분에 있어 공유할 수 있는 매뉴얼이 확보돼야 한다. 게다가 허가를 받았더라도 바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거듭 품질검사를 의뢰해 제품이 기준에 적합한지를 실험하는 과정도 충분히 간소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마스크를 약 50년 동안 생산해 온 업체의 대표는 “보건용마스크를 허가받는 과정은 크게 시험과 행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보통 아무리 빨라도 시험 2개월에 행정은 1~2개월이 소요된다”며 “당사처럼 업력이 있는 기업은 1개월 안에도 신규 제품에 대한 전체 허가절차를 완료할 수 있는 것을 봤을 때 허가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처럼 위기상황에는 기존 고급형 마스크 외에도 보다 빠르게 저렴한 마스크를 개발해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식약처를 비롯한 관련 당국은 허가절차 간소화를 위해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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