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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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삐에로쇼핑과 H&B매장 부츠 매장을 폐점하면서 정 부회장의 실험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낭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경제위기 속 노브랜드는 급성장을 하는 양상을 보이며 이마트 전문점 부문은 성과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6044억원, 영업이익 253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6.1% 감소했는데, 할인점 부문에선 426억원의 영업이익을 봤지만, 전문점에서 240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이마트의 사업부문에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삐에로쇼핑,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부츠 등 각 카테고리가 3개로 나뉜다.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쇼핑은 오픈 초기 방문객이 1만명에 육박했지만, 가격경쟁력과 일본 불매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전국 7개점 영업을 순차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선 H&B(헬스앤뷰티)스토어 부츠도 지난해 33개 점포에서 18개를 폐점하고 15개 점포만 남은 상태다. 이마트는 남아있는 부츠 점포는 영업 효율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위처럼 전문점 관련 사업들이 제대로 되지 않자, 정 부회장의 실험이 쓸데 없는 낭비를 한 것이 라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전문점 중 노브랜드는 삐에로와 부츠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마트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국내 유일한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특색이 있어서 멀리서도 사람들이 찾아가는 걸로 안다"며 "삐에로와 부츠가 망했지만 노브랜드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 물살을 잘 타 확실하게 성공했다"고 말했다.

노브랜드는 독일의 마트 체인 알디, 리들 등과 같은 HDS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HDS는 대량으로 업체들과 직접 계약해 값 싸고 질 좋은 가성비가 높은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들어 약 90%에 달하는 상품을 PB로 채운다. 이에 점점 어려워 지는 경제 속 소비자들은 저렴하지만 질좋은 제품을 구입하고자 노브랜드를 찾는다.

방배동 노브랜드에서 만난 소비자 권모씨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마트 보다 현저히 물건 수는 적지만 일반 브랜드보다 노브랜드 제품이 훨씬 좋은 경우도 있다"며 "에어프라이 같은 경우나 물, 쌀, 계란, 휴지 등은 일반 마트 보다 더 싸고 질좋은 제품이 많다. 그래서 왠만하면 노브랜드에서 구입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위와같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에 힘입어 이마트는 노브랜드 신규점포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4월 경기 군포에 출점한 첫 가맹점을 시작으로 2개월 만에 가맹점 7곳이 들어섰고 현재는 전국에 약 240개까지 점포를 늘렸다.

또 노브랜드는 최근 해외진출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화폐가치를 생각해 해외 소비자들의 눈에 맞춰 상품을 연구하고 브랜드를 지속 확대 하는 등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 하겠다는 계획이다.

2015년 베트남 등 4개국에 처음 상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노브랜드는 현재 수출국을 20여개 국가로 확대했다. 수출액도 2015년 약 20억원에서 지난해 70억원 수준으로 250%가량 늘었다.

또 노브랜드는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 오르티가스에 있는 '로빈슨 갤러리아' 쇼핑몰에 필리핀 1호점을, 산 페드로 지역 로빈슨 사우스 갤러리아 몰에 필리핀 2호점을 냈다.

방탄소년단, 기생충 등으로 최근 한류열품이 더욱 거세지면서 현지 반응은 좋은 편. 또 기존 한국 제품보다 20%~70% 저렴해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마트는 연내 8개의 점포를 추가해 필리핀 내 총 10여개의 점포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황종순 이마트 해외사업팀장은 "노브랜드의 경우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다른 여러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러브콜이 있는 만큼 노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힘 쏟겠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이마트의 경영활동은 수익성 확보 및 사업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노브랜드도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업계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점점 어려워지는 한국 경제속 노브랜드는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녹일 만큼 좋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한번 방문한 소비자들은 꼭 다시 한번 들릴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상품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소리가 많이 들린다. 빠른 연구와 투자를 통해 상품 군을 많이 늘려야 하고 많이 찾는 만큼 매장 수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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