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산업노동조합와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는 ‘대형마트 온라인배송기사들에 대한 코로나19 안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형수 기자) 2020.2.26/그린포스트코리아
마트산업노동조합와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는 ‘대형마트 온라인배송기사들에 대한 코로나19 안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형수 기자) 2020.2.2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배송 물량이 증가하면서 눈코뜰새 없이 바빠진 배송기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배송기사들이 노동강도가 높아진 데다 안전이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6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준비위원회(이하 온라인배송지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자리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형마트 온라인배송기사들에 대한 코로나19 안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트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는 대형마트 업체들이 온라인 주문이 증가하자 주문건수를 늘리는 데만 혈안돼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배송건수와 물량이 늘어나면 주문한 상품을 담는 피커와 배송 인력 충원이 이뤄지고 노동강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관련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암 온라인배송지회 준비위원은 “장시간 노동과 배송건수 뿐만 아니라 한건당 주문량도 늘어나 고된 육체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코로나19보다 과로로 먼저 쓰러지겠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수암 준비위원은 이어 “한집에 한 바구니나 두 바구니가 가던 게 어제는 8개~9개를 넘어 11개까지 들어간 적이 있다”며 “4층, 6층 건물도 엘레베이터가 없어 등짐을 지고 올라간다”고 전했다.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연장근무도 이어지고 있다. 이수암 준비위원은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오후 8시~9시께 퇴근했지만 지금은 꿈도 못 꾼다”며 “밤 10시, 11시까지 일하고 녹초가 돼서 집에 간다”고 했다. 그럼에도 배송기사들은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연장수당이나 휴일수당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배송기사들의 안전 문제도 거론됐다. 기본적 예방용품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면 배송 서비스도 뒤늦게 시행되는 등 안전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최종준 온라인배송지회 준비위원은 “배송상품을 확인하기 위해 고객들과 대면하라는 대형마트의 메뉴얼 때문에 불특정 다수와 대면해야하는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배송기사에게 안전조치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뿐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비대면으로 문앞에 상품을 놓고가겠다는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내지 않았다”면서 “공문을 보내 요청한 뒤에야 24일부터 메시지가 나가기 시작했고 어제부터 비대면 상품 적치에 대한 양해 메시지가 나갔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와 온라인배송지회는 이날 대형마트 업체를 향해 △피커와 배송인력 충원 △중량물 기준 마련 및 과도한 중량물 주문 제한 △마스크 및 손소독제 지급, 대면배송 최소화 △배송기사 장시간 노동에 대한 연장수당 및 휴일수당 지급 등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는 배송기사에 대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대형마트 관리감독을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최준종 준비위원은 “배송기사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배송기사가 확진될 경우 거기에 대한 대책이나 보상 방안이 하나도 없는데 그걸 다 떠안고 일해야 한다. 안전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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