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편의점·마트에서 마스크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온라인 주문 취소되기 일쑤, 약국 발주 물량도 취소돼
내일부터 마스크 수출 제한, 생산량 50% 공적판매처 공급 조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뉴스핌 자료사진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의 모습. 기사 속 특정 내용과는 관계 없음 (뉴스핌 제공) /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사기가 히늘의 별따기다. 소비자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아마존 등 외국 사이트까지 샅샅이 뒤지는 가운데, 지난달 마스크 대중국 수출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26일 0시부터 마스크 관련 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이룬 사진이 화제가 됐다. 그런데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대구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다는 경험담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다이소나 편의점 등에서 일부 물량이 공급되고 있으나 그마저도 시간대가 맞지 않으면 구입하기 어렵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어렵게 결제에 성공해도 재고 소진을 이유로 자동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 약국도 편의점도...“마스크 없습니다”

마스크를 사는 건 얼마나 어려울까. 기자는 24일과 25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와 중구 일대 약국과 편의점, 마트 등을 직접 방문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그 결과 일회용 마스크를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오픈한지 3주도 되지 않은 마트에도 마스크가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약국 1곳에만 어린이용 마스크 물량만 일부 남아있었고 일부 편의점에서도 천마스크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나마 천 마스크도 남은 수량이 1~2개 정도거나 없는 곳이 많았다.

송파구 한 약국의 약사는 “일회용 마스크가 언제 입고될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주문을 넣는 것 조차 힘들고. 어렵게 발주 하더라도 취소되기 일쑤”라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것처럼, 약국에서도 마스크 주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일회용 마스크가 아닌 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송파구의 또 다른 약국도 마스크가 모두 팔린지 오래됐다고 했다. 기자가 방문한 시각, 할머니 한 분이 약국 문을 열며 마스크가 있냐고 문의한 후 “약국을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마스크가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말하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인터넷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 세대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자가 마스크를 발견한 것은 중구의 한 편의점이었다. 오전 8시 30분 정도였고 점포 위치가 대로와는 거리가 있어 손님이 아직 많지 않은 시간이었다. 매대마다 물건이 가득했지만 일회용 마스크는 찾아볼 수 없었고 면 마스크만 딱 2개 남아있었다. 점원은 기자에게 “다들 마스크 구하느라 난리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비교적 한적한 주택가 편의점 등에서는 아침 일찍 가면 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품귀 현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관세청 통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발발하기 이전인 지난해 12월 기준 60만 달러 규모였던 대중국 미세먼지용 마스크 수출액이, 올 1월에는 6135만 달러 규모로 약 100배 늘었다.

해당 소식은 24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졌고 25일 언론에서도 보도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 수출물량 제한, 마스크 생산량 50%이상 공적판매처 공급

수요가 늘어서 문제지 마스크 생산은 이전처럼 이뤄지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한 마스크 제조공장 관계자는 “하루 종일 기계를 돌리는데도 수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마스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공장 앞에 죽치고 앉아 기다리고 있으며 유통업자들도 출고 시점을 기다리다가 곧바로 현장에서 흥정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유통망에 물량을 전달하는 것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정부의 적당한 규제를 통해 국민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동등하게 마스크가 분배되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26일 0시부터 마스크 수출제한과 공적판매처 의무 출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에 따라 26일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수출이 제한된다. 아울러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판매처로 출고해야 한다. 공적판매처는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중소기업유통센트 등 식약처장이 정하는 판매처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대상으로 시행중인 생산·판매 신고제를 수술용 마스크까지 확대 적용한다”며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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