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본사 이어 이번엔 홈플러스 인수한 MBK 규탄
홈플러스 "근거 없고 해묵은 비난"

MBK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2.21/그린포스트코리아
MBK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2.2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뿔난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또 거리로 나섰다. 이번엔 홈플러스 본사가 있는 강서구에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가 자리한 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21일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이하 홈플러스지부)가 광화문 인근 MBK 본사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몰락의 주범, 투기자본 기업사냥꾼 MBK 규탄 기자회견’에서는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을 향한 날선 발언이 이어졌다.

홈플러스지부는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투기자본 MBK는 매장과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을 통해 인건비를 줄여 배당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수 이래 지금까지 매장을 팔아 1조9000억원을 빼갔고 배당금으로 1조2000억원 이상을 가져가 홈플러스를 빈 껍데기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지부는 2017년 임일순 사장이 취임한 배경에도 지속가능한 경영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MBK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봤다. 주재현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MBK는 홈플러스를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으나 구조조정, 인력감축을 배후 조정했다”면서 “유통전문가가 아닌 재무전문가 임일순을 사장 자리에 앉힌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재현 위원장은 이어 “MBK는 칼자루를 쥐여줬고 홈플러스 경영진은 그 칼자루를 무자비하게 흔들었다”고 덧붙였다. 

제시했던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 MBK를 상대로 대응에 나서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김기완 마트노조 위원장은 “MBK 김병주 회장은 1조원 투자해서 홈플러스를 견실한 기업으로 만들겠노라고 선전했지만 4년간 한푼도 투자하지 않았다”며 “기업사냥꾼 MBK는 노동자들과 한국 사회를 대상으로 특대형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기완 위원장은 “온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MBK가 기업사냥꾼에 불과하고 노동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만 만들면 MBK가 한국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나설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지부는 이달 18일 서울 강서구에 자리한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노동자들을 제대로 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강제로 전환배치 했다며 홈플러스를 거세게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번에는 MBK를 규탄했다. 홈플러스 경영진과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를 상대로 한 비판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노조 측이 문제삼고 있는 사항들은 주주변경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반복해왔던 근거 없고 해묵은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노조가 매년 임단협을 앞두고 경영진과 주주사를 향해 같은 내용의 비난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이미 수년간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 노후점포 및 매출 상위 점포 리모델링, 온라인배송 강화를 위한 풀필먼트센터 추진 및 확대, 모바일사업 투자(더클럽) 등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1조원 투자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또 구조조정과 인력감축도 실시하지 않았다는 반론을 폈다. 노조 측이 직원의 점포간 이동 및 업무부서 변동 같은 기업의 정상적인 순환배치 인사를 구조조정으로 둔갑시켜 여론을 호도한다는 시각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에 있는 이 시점에, 경쟁사들도 적자를 기록하고 매장을 감축할 정도로 힘들고 절박한 유통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오프라인 유통의 회생과 온라인 유통으로의 변화를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시국”이라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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