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79종 4238개체 확인
4대강 사업 후 자취 감췄던 큰고니 급증
종과 개체수 증가…수문개방 때문으로 풀이

사진은 창녕 함안보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동물인 큰고니(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은 창녕 함안보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동물인 큰고니(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환경단체가 지난해 금강 모니터링을 한 결과 멸종위기종인 고니를 비롯해 조류의 종과 개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019년 겨울 세종시 조류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총 79종 4238개체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2017년 55종 2404개체에서 2018년 63종 2717개체로 종과 개체 수가 모두 증가했다.

물새 역시 지난해 40종 3433개체로 조사됐는데 2017년 29종 1532개체, 2018년 35종 1759개체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물새 중 특히 낮은 물을 선호하는 수면성 오리는 2017년 1266개체에서 2018년 1453개체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401개체로 급증했다. 이는 4대강 정비사업 이후 호소화(호수와 늪으로 변하는 현상) 됐던 금강이 수문개방 후 모래톱과 하중도가 생겨나고 수심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201호로 보호받고 있는 큰고니의 급증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큰고니 20개체가 금남대교 인근에서 월동 중인 것을 확인됐다. 4대강 사업으로 자취를 감췄던 큰고니는 수문 개방 이후인 2018년 겨울, 9개체가 처음 확인된 바 있다.

멸종위기종 2급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도 지난해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4대강 사업 전(2000~2008년)에 최소 2000개체에서 최대 5000개체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후 자취를 감췄는데 2018년 17마리(큰기러기 11개체, 쇠기러기 6개체)가 확인된 이후로 올해에는 큰기러기 488개체, 쇠기러기 243개체 등 총 731개체가 확인돼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4대강 사업 후 서식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황오리 역시 2017년 7개체에서 2018년 61개체, 2019년 200개체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취를 감췄던 조류들의 개체가 다시 증가한 것은 세종보 수문개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측은 “황오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큰고니는 모두 모래톱이 있는 낮은 수심의 하천을 좋아하는 서식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문개방에 따른 서식처의 변화로 그 수가 증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확인된 개체도 있다. 물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수금류(오리류) 중 청머리오리, 흰비오리, 댕기흰죽지가 발견됐다.

또한 큰고니, 황조롱이, 참매, 흰꼬리수리, 독수리, 큰말똥가리, 흑두루미, 흰목물떼새, 원앙 등 확인된 법적 보호종은 2018년에 비해 1종(검은목두루미) 감소한 11종으로 나타났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합강리가 아직 보 건설 이전의 완전한 모습을 찾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시 건설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15종의 법적 보호종 서식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수문개방에서 더 나아가 보가 해체된다면 지금보다 자연성 회복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이종으로는 금남대교 상류지점에서 1개체 발견된 검은어깨매로 국내 미조(길잃은 새)로 기록된 매우 희귀한 조류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문개방 이후에 3년에 걸친 겨울 철새 조사결과는 서식지역의 회복과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며 “조류의 개체 수와 종수는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더 안정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수문개방 이후 변화와 효과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여 조류서식처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정밀한 조류조사 등을 통해 향후 습지보호지역의 지정 등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kds0327@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