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중단한 OCI 군산공장 전경(OCI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중단한 OCI 군산공장 전경(OCI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국내 대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 OCI가 생산을 접기로 하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에 먹구름이 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업체들로 인해 더 이상 사업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OCI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80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매출은 2조6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가 감소했고 순손실은 809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 영업손실만 보면 6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2억원 대비 적자 폭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6387억원, 6626억원으로 2018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OCI의 실적 악화 중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회사의 주력인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판매 가격 하락으로 분석된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 및 태양전지 솔라 셀 기판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태양광 전지의 핵심 원료다.

문제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2018년 1월 ㎏당 17달러 선에서 지난해 7~9달러로 하락,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올해 초 폴리실리콘 가격이 7달러에 계속 머무르면서 지난해 1월과 비교,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까지 폭락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폴리실리콘의 손익분기점은 kg당 12~13달러인데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전세계에 과잉 공급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풀이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자국 업체에 대한 보조금은 물론 폴리실리콘 제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국내 전기요금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싸 더 이상 가격 경쟁이 어려워진 상태다. 

이에 더해 지난달 중국 상무부가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조치까지 연장돼 사업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OCI는 현재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군산 1·2·3공장 중 2·3공장의 가동을 20일부터 중단할 계획이다. 1공장은 설비를 보완한 뒤 5월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은 말레이시아 공장에 맡기면서 원가를 25% 이상 절감한다.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올해 1000톤 생산하고 2022년 5000톤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으로 관련 업계도 고민에 빠져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발전시스템‘으로 구성된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value chain)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전기요금 인하 등의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안된다”며 “국내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별도의 요금체계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3년간 OCI 실적 추이(자료 OCI,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OCI 최근 3년간 실적 추이(자료 OCI,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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