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국민 건강 위해 시멘트 제조에 따른 성분표시 필요
시멘트에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고무류, 폐목재 등 원재료로 쓰여
쓰레기 시멘트로 지어진 곳에 오래 머물 경우 두통, 신경증상 등 나타날 수 있어
아파트, 빌딩 등 주택 건설 현장에서 이미 많은양 사용되고 있어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제조 하고 있는 시멘트가 석회석과 대량의 폐기물을 혼합해 원료로 만들어져 아파트, 빌딩 등의 건설현장에 공급돼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제조 하고 있는 시멘트가 석회석과 대량의 폐기물을 혼합해 원료로 만들어져 아파트, 빌딩 등의 건설현장에 공급돼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최빛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제조 하고 있는 시멘트가 석회석과 대량의 폐기물을 혼합해 원료로 만들어져 아파트, 빌딩 등의 건설현장에 공급돼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의 ‘쓰레기 시멘트 제조에 따른 성분표시 실태 결과’에 따르면 시멘트 소성로에 보조연료로 사용되는 폐기물은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고무류, 폐목재 등이 있고, 부원료로 사용되는 폐기물은 석탄재, 유기성·무기성 오니, 폐주물사 등이 있다.

시멘트 제조는 여러 원료를 소성로에서 굽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때 열원 공급을 위해 시멘트업체는 대량의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하는 한편,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 후 발생된 소각재는 다시 시멘트 석회석과 혼합해 원료로 사용된다.

최근 논란이 된 일본산 석탄재와 도시하수처리장, 식품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인 유기성 오니와 산업체 생산공정이나 가공 공정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인 무기성 오니 등을 혼합해 소성로에서 굽는 과정을 거쳐 이들 물질도 시멘트와 버무려서 생산해 내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폐기물이 투입된 시멘트(일명 쓰레기시멘트)가 국민들의 생활터전인 주택 건설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인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시멘트 제조사는 각종 쓰레기로 제조한 시멘트 포대에 투입된 폐기물 사용량의 명확한 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들이 생활하는 아파트 및 건물, 빌딩 등은 쓰레기 시멘트로 신축되고 있고,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등 건축물에서 생활하는 국민들은 뚜렷한 원인 없이 아토피 등 피부질환과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각종 폐기물로 생산된 쓰레기 시멘트에서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과 중금속 성분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시멘트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생산과정에서 위해 성분을 제거했다고 하지만 관련 기준을 초과하지 않을 뿐 방사능과 발암물질, 각종 중금속은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다는게 그들의 주장.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각종 시멘트에는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인 카드뮴(Cd), 비소(As), 망간(Mn), 수은(Hg), 납(Pb), 크롬(Cr), 구리(Cu), 세레늄(Se),안티몬(Sb), 6가크롬(Cr+6) 등이 검출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6가 크롬 이외에 납, 카드뮴, 수은, 구리, 비소 항목이 폐기물 관리기준에 적합하다고 하고 있으나 이는 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것일 뿐 이런 물질들이 검출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유해물질들은 급성독성과 만성독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중금속이 함유된 시멘트로 지어진 아파트나 주택 건물에 입주해 몇 년씩 생활하는 경우 아토피성 피부염, 가려움증, 알레르기, 두통, 신경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각종 폐기물을 사용한 쓰레기 시멘트의 문제점들이 일부 제기돼 왔으나 그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각종 폐기물의 사용량은 증가됐다.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일반 건축토목공사에 사용하는 1종 포틀랜드 시멘트(1포대 중량 40kg) 포대에는 위해성, 폐기물 종류, 폐기물 사용량에 대해 표시하고 있는 시멘트 제조사는 한 업체도 없었다. 다만 시멘트를 사용하는 작업자들을 위해, 폐기물의 각종 중금속 성분으로 인한 독성물질에 대한 위험경고와 예방조치 요령만 표시 있었다. 즉 시멘트 포대에는 일체의 성분표시 없이 주의사항만 언급돼 있다.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같이 사람이 죽어야 상황의 심각성을 아는가. 시멘트 유해물질 문제는 현재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며 "이에 소비자주권은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과 중금속 성분이 검출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더 나아가 주 시멘트를 생산하는 업체의 포대를 확인해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관련 부처에서는 이 부분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며 "시멘트 관련 기업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멘트 성분표시를 통해 부원료로 사용되는 폐기물 소각재와 슬러지, 석탄재 등의 유해물질 함량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고, 사용 시 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등급제도입이 시급하다. 일반 첨가제로 생산한 친환경 주거용 시멘트와 각종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시멘트를 분리 생산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시멘트는 댐, 터널, 도로포장 및 교량 공사 등의 사용으로 제한하고, 주택용은 폐기물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시멘트로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포대를 그린포스트코리아 기자가 직접 확인해 봤다.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포대를 통해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시멘트가 매우 위험하고 인체에 해로운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음을 인정하고 있었다.

시멘트 포대의 위험경고에 따르면 “삼켜서 기도로 유입되면 치명적인 수 있고,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며, 눈에 심한 손상을 일으키고, 호흡기계에 자극을 일으키므로 분진을 흡입하지 말고, 눈, 피부(머리카락), 의복에 묻지 않도록 하고, 피부에 묻으면 다량의 비누와 물로 씻고, 옥외 또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만 취급하는 등”이라고 적혀 있었다.

소비자주권은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민들의 안전과 건강은 무시한 채 각종 폐기물로 만들어진 시멘트의 인체에 해로운 유해성분과 독성물질에 대한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시멘트의 위해성, 사용한 폐기물 종류, 폐기물의 사용량 등에 대해 국민들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 보장 차원에서 시멘트포대 표기사항에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지 말고 진실을 명확하게 표기해야 할 것 ▲등급제를 도입해 석회석에 점토와 규석 그리고 철광석 등 일반 첨가제를 사용해 생산한 친환경(Eco) 주거용 시멘트와 각종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시멘트를 분리 생산, 판매토록 해야 하는 점을 개선 방향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사안을 검토한 후 추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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