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었는데 이익 감소, 통신 3사 공통 현상
5G 설비 투자·마케팅 경쟁 비용 확대 원인 지목
시장 선점과 신사업 발굴이 숙제, 5G 보릿고개 넘을까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나란히 지난해 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었다. 5G 상용화에 따른 초기 투자와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통신사들은 5G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5G AI 관제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 (K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나란히 지난해 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었다. 5G 상용화에 따른 초기 투자와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통신사들은 5G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5G AI 관제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 (K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통신3사가 지난해 나란히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5G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올해도 ‘5G 보릿고개’가 이어질지, 아니면 늘어난 5G 가입자가 무선 매출을 끌어올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2019년 매출이 전년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3사 공통 현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신사업 분야의 성장으로 17조 743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KT는 24조 3420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3.8%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8% 줄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12조 38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6%늘었고 영업이익은7.4% 줄었다.

매출이 늘었는데 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투입된 비용이 많아서다. 이들이 5G가입자 유치 등을 위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각각 2~3조원대다. 여기에 5G네트워크와 기지국 등 설비투자에 투입한 예산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이동통신 매출 늘었지만...5G 비용 증가세

통신 3사의 지난해 성적표에서 긍정적인 요소는 이동통신사업(MNO)분야 매출 회복세다. 지난해 이전까지 통신사들은 무선 사업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공통의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5G 상용화가 본격화한 2분기부터 무선사업 매출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요금제가 비싼 5G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덕이라는 분석이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G 상용화 기점으로 사업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선서비스 매출과 무선 가입자당 매출도 요금 확대 영향으로 지난 2년간 하락세였지만, 5G 가입자 증가와 함께 분기별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5G 고객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 지난해 2분기 통신3사는 마케팅 비용으로 2조원을 넘겼다. 전년 동기 대비 작게는 3.7%에서 많게는 20.2%까지 늘어난 비용이다. 불법 보조금 논란이 이어졌고, 해당 이슈로 경쟁사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는 경우도 생겼다.

5G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늘어난 비용도 많았다. 지난해 기준 설비투자 비용은 SK텔레콤 2조 9154억원, KT 3조2685억원, LG유플러스 2조 6085억원 규모다. 전년 대비 각각 37.1%, 65%, 그리고 86.7%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5G 품질 개선은 뒷전이고 마케팅 경쟁만 벌인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참여연대에서는 지난 연말, ‘5G 서비스가 아직 불안정해 LTE우선 모드를 주로 사용하는데도 비싼 5G 전용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 비용의 전체적인 규모, 그리고 전년 동기 대비 상승폭 등을 감안하면 통신3사는 단순한 홍보 경쟁이 아니라 5G 시장 선점을 위한 전반적인 투자를 진행했다고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 3사 경쟁 가속화 전망, 서비스 강화 및 신사업 발굴 주력 예상

5G 상용화 2년차에 접어들면서 통신사들의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아직 5G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점, 앞으로 5G커버리지가 넓어지면 사용자가 더욱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게다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5G 경쟁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통신사들은 5G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발굴에도 주력하는 중이다. SK텔레콤은 OTT플랫폼 웨이브, 티브로드 합병법인 등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고 보안과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KT는 스마트팩토리, 실감형 미디어, 지능형 보안 등 5G 융합 서비스에 A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AI컴퍼니’라는 키워드를 발표하고 사업 전 영역에 인공지능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 원격제어, 커넥티드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지난해 인수한 LG헬로비전과 스마트홈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 계획을 발표하며 폭넓은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최근 실적 추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5G 보릿고개’라는 말을 쓴다. 달라지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투입된 초기 비용이 많아서 이익이 줄었다는 의미다. 통신사들이 이 과도기를 언제 어떻게 넘을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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