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청, 주거밀집지역 이격‧용량 축소 등 조건부 합의
변재일 국회의원‧청주시, 끝까지 대응할 것
인근 주민들 금강청에 거센 비판

오창 후기리 소각장 반대 현수막이 오창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걸려있다.(김동수 기자) 2019.12.13/그린포스트코리아
오창 후기리 소각장 반대 현수막이 오창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걸려있다.(김동수 기자) 2019.12.1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전국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청주시에 폐기물처리시설(소각 등)이 들어오면서 환경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과 청주시까지 공식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설치 반대에 나섰지만 환경영향평가의 결정권자인 금강유역환경청이 ‘조건부 동의’하면서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청)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 일대의 폐기물처리시설(소각 등) 설치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조건부 동의했다고 3일 밝혔다.

조건부 동의란 단서 조항을 달아 소각장 신설을 수용한다는 의미다.

금강청에 따르면 이번 협의로 당초 오창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등을 처리하기 위해 주거밀집지역에 설치 예정인 기존 소각시설(시설용량 165톤/일)의 환경영향평가는 철회하고 이번 사업으로 대체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강한 반대가 제기되고 있어 지역사회의 수용성 제고를 위해 △도시계획시설 결정 시 주민설명회 등 실시 △사업 착공 전 주민협의체 조기 구성 △주민 참여형 사후환경영향조사 이행 등 사후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금강청은 이번 결정에 대해 기존 협의된 소각장 설치 시와 비교, 주거밀집지역과는 거리가 1km에서 6km 이상으로 현저히 멀어지게 되며 사업대상지 반경 10km 이내에 소각시설이 없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소각장 운영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소각시설 용량 282톤에서 165톤으로 대폭 축소하는 등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강청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치 반대 의견을 표명한 변재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과 청주시는 소각장 설치에 대해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재일 의원은 시민을 위해 후기리 소각장 문제에 끝까지 대응한다는 태도다. 지난달 30일 주민대표 등과 금강청장으로부터 직접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변 의원은 금강청이 조건부 부동의 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변 의원과 주민대표 측은 금강청이 ESG청원에 재보완 요구한 주민 수용성 향상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과 재보완 요구서가 공식적으로 전달되기 이전부터 사업체가 미리 사계절 조사를 시작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2015년 부지 중첩으로 인한 자진철회 요청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금강청과 업체 간의 유착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변 의원은 “청주시민들은 민간 소각업체의 각종 불법 행위로 인해 생명까지도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며 “청주 시민들을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낸다는 의지를 가지고 오창소각장반대대책위·청주시·청주시의회 등과 합심하여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청주시 역시 기존의 불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지난해 11월 소각장 신‧증설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고 오창 후기리 소각장 용량 축소와 관계없이 불허한다는 방침에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6일 발표한 것과 같이 재량권을 적극 행사해 소각장 건설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시장님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현재는 기존 입장과 같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물론 금강청에 대한 비판 역시 거세다. 오창의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국민제보나 방송사 등의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제보하겠다며 거세게 항의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금강청 자유게시판에 관련 결정이 공지글로 올라오면서 인근 주민들의 철회 요구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게시되는 등 관련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 주민은 게시판을 통해 “금강청이 업체 편을 못 들어줘서 안달인지 모르겠다”며 “어떤 유착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금강청이 시민들의 환경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님을 알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민들은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이미 이곳에 자리 잡고 살고 있기 때문에 합당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청 자유게시판에 소각장 관련 공지글이 올라오자 주민들의 항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금강유역환경청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금강유역환경청 자유게시판에 소각장 관련 공지글이 올라오자 주민들의 항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금강유역환경청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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