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시행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한 국산 수제맥주 급부상

한 편의점 냉장고에 다양한 캔맥주가 진열돼 있다. (CU 제공) 2020.1.22/그린포스트코리아
한 편의점 냉장고에 다양한 캔맥주가 진열돼 있다. (CU 제공) 2020.1.2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지난해 7월 ‘일본 보이콧'이 시작된 이래 주요 불매 대상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일본 맥주의 지난해 수입액이 반토막이 났다. 2000년 이후 일본 맥주 수입액이 줄어든 것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22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3976만 달러(약 462억6000만원)를 기록했다. 일 년 전인 2018년(7830만 달러・약 911억원)과 비교하면 49.22%가 줄어든 셈이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수입액 규모가 약 182만 달러(약 21억 2000만원)로 지난해의 4.5% 수준에 불과했던 2005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8년 맥주 수입액 ‘톱3’에 이름을 올린 일본, 중국, 벨기에 가운데 지난해에 수입액이 줄어든 나라는 일본 하나밖에 없다. 중국 맥주 수입액은 2018년 4091만 달러(약 476억원)에서 작년 4346만 달러(약 505억7000만원)로, 같은 기간 벨기에 맥주 수입액은 3618만 달러(약 421억원)에서 3862만 달러(약 449억4000만원)로 나란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2018년에는 중국과 벨기에 맥주를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액수가 수입됐던 일본 맥주는 지난해 수입액이 절반 가까이 대폭 감소하면서 중국 맥주에게 수입 맥주 1위 자리를 내줬다. 3위 벨기에 맥주와의 차이는 114만 달러(약 13억3000만원) 수준으로 2018년(4212만 달러・약 490억2000만원)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국산 수제맥주가 일본 맥주의 빈 자리를 채워나가기 시작한 상황에서, 올해 맥주 주세 체계가 달리짐에 따라 국산 수제맥주가 가격경쟁력도 갖추게 된 만큼 일본 맥주가 다시 국내 맥주 시장을 주름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U에 따르면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의 신장률을 보였으나 일본맥주 매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7월부터 매출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국산 수제맥주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7월 159.6%, 8월 200.4%, 9월 207.1%, 10월 284.9%, 11월 290.1%, 12월 306.8%에 달했다. 국산맥주 가운데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매출의 비중도 2018년 1.9%에서 2019년 5.6%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편의점에서 일본맥주가 급락한 사이 국산맥주, 그 중 수제맥주의 매출신장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면서 “더욱이 올해부터 과세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앞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수제맥주 시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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