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햄버거 3사 가격 인상 근거 부족”

서울에 자리한 KFC 매장 (김형수 기자) 2020.1.13/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에 자리한 KFC 매장 (김형수 기자) 2020.1.1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지난 연말 먹거리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졌다. 햄버거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도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3사 모두 양호한 영업실적을 달성했으며,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단행한 가격 인상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1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이달 패스트푸드 업체 3곳의 최근 2년 손익현황의 매출, 매출원가, 영업이익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과 2018년 매출원가율을 비교해보면 롯데리아는 47.1%에서 46.1%로 1.0%p, 버거킹은 38.8%에서 37.4%로 1.4%p, KFC는 27.4%에서 25.4%p로 2.0%p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롯데리아 영업이익은 29억원에서 65억원으로 36억원, 버거킹 영업이익은 15억원에서 90억원으로 75억원 늘어났다. KFC는 173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이 15억원으로 158억원 대폭 감소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매출원가율 감소와 영업이익 증가로 인해 가격 인하를 꾀할 수 있음에도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내놓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이들 업체들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19일 버거・디저트 등 2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2.0% 인상했다. 버거킹은 지난달 27일 와퍼를 비롯한 버거류 20종과 ‘21치즈스틱’ 등 사이드 메뉴 6종, 음료 1종 등 총 27종의 가격을 평균 2.5% 인상했다. KFC는 지난달 29일 치킨・버거・사이드・음료 등 24개 메뉴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신메뉴를 출시를 통해 가격을 올림으로써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불고기버거 가격을 각각 400원, 200원 올렸다. 롯데리아는 가장 저렴한 비프바베큐버거(2000원)을 지난해 9월 단종하고 2500원 데리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버거킹에서는 최고가 햄버거 기록이 계속 경신됐다. 2018년 몬스터와퍼(7900원), 몬스터X(8900원)에 이어 지난해 스크림몬스터X(8900원), 메가몬스터X(1만900원)이 출시됐다. 2년 사이 햄버거 최고 가격은 3000원이 뛰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소비자들과 함께하는 상생 문화가 저상장 시대의 기업의 또 다른 모습은 아닐지 생각된다”면서 “향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가격 감시뿐 아니라 경제 환경의 전반적 변화에 따라 야기될 우려가 있는 물가 불안정에 관한 감시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양호한 영업실적을 달성했다고 주장하는데 4년째 적자를 보고 있는 힘든 상황”이라며 “가격을 올려달라는 가맹점주들의 요청도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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