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비닐쇼핑백 대신 다양한 물건에 상품을 담아가는 태국 국민들의 모습 (hyunin.s・rittle_picture・natbaygroup 인스타그램 캡처) 2020.1.13/그린포스트코리아
일회용 비닐쇼핑백 대신 다양한 물건에 상품을 담아가는 태국 국민들의 모습 (hyunin.s・rittle_picture・natbaygroup 인스타그램 캡처) 2020.1.1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원뿔형 도로표지(트래픽 콘), 전기밥솥, 여행용 캐리어, 핸드백. 태국 국민들이 일회용 비닐 쇼핑백 대신 구입한 상품을 담기 위해 사용한 것들이다. 태국 백화점, 편의점 업체 등이 올해 첫날부터 고객들에게 일회용 비닐쇼핑백을 공짜로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데이즈드(DAZED)는 11일(현지 시간) 태국 국민들이 올해 일회용 비닐쇼핑백 무상 제공 금지 조치가 시작되자 창의적 아이디어를 뽐내며 쇼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백화점, 편의점 업체들은 이달 1일부터 일회용 비닐쇼핑백 사용량을 줄이려는 태국 정부 정책 기조를 따라  일회용 비닐쇼핑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일부 업체들은 3바트(약 115원)를 받고 비닐쇼핑백을 파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태국 오염통제부(Pollution Control Department)에 따르면 태국에서 연간 사용되는 일회용 비닐쇼핑백의 무게는 117만톤에 달한다. 또 172만톤에 이르는 플라스틱 컵과 빨대가 쓰인다. 오염통제부는 2018년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 감축을 위한 20년짜리 캠페인 ‘매일 비닐쇼핑백은 안 된다고 말하세요(Every Day Say No to Plastic Bags)’을 시작하며 대응 조치에 들어갔다. 

SNS에는 이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구입한 식료품 등을 담아가는 모습을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붐이 일고 있다. 태국 국민들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원뿔형 도로표지(트래픽 콘), 전기밥솥, 여행용 캐리어, 핸드백, 빨래바구니 등을 들고 찍은 이색 인증샷은 줄지어 SNS에 올라오는 중이다. 

태국 정부의 해당 정책 노선을 지지한다는 뜻을 국민들이 독특한 방법으로 표시하는 모양새다. 방콕포스트는 12일(현지 시간) 태국국립 개발관리원(National Institute for Development Administration)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7.69%가 해당 정책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23.21%는 해당 정책을 어느 정도 지지한다고 답했다. 80.9%가 지지한다는 뜻을 표시한 셈이다. 반면 강력히 반대(8.72%)와 어느 정도 반대(9.75%) 등 부정적 의사를 나타낸 응답자의 비율은 18.47%로 지지 의견의 1/4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응답자의 79.32%는 자신의 가방이나 그릇을 가져가 무상으로 제공됐던 일회용 비닐쇼핑백 대신 쓰겠다고 답했다. 18.38%는 그냥 손으로 구입한 물건을 들고 가겠다고 답했다. 일회용 비닐 쇼핑백을 구입해서 사용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4.83%에 그쳤다. 이번 정책 실행의 걸림돌로는 청과시장이나 시골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쇼핑백이 꼽힌다. 여기서 쓰이는 비닐쇼핑백의 양은 전체 사용량의 40%에 달한다. 

바라웃 실파아차(Varawut Silpa-Archa) 태국 천연자원 및 환경부 장관은 이달 1일 “태국은 세계에서 바다에 쓰레기를 가장 많이 버리는 여섯 번째 국가”라며 “청과시장이나 시골에서 지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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