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환경보호 지역 불법 건축’ 철거 명령에 정부 강제집행
사회 지도층 구성된 주민 반발 거세...정부 상대 법정투쟁 예상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치에서 고급 강변 고층아파트 2개 동이 차례로 폭파돼 완전히 사라졌다. (사진 현지 방송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치에서 고급 강변 고층아파트 2개 동이 차례로 폭파돼 완전히 사라졌다. (사진 현지 방송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인도가 환경 규정을 위반한 고급 고층아파트를 잇따라 폭파해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가 환경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폭파되는 것은 인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NDTV 등 인도 현지 매체와 외신은 주말인 11일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치에서 고급 강변 고층아파트 2개 동이 차례로 폭파돼 완전히 사라졌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날 먼저 폭파된 건물은 19층짜리 건물이었고 몇 분 후 인근 ‘알파 서린 트윈타워’도 폭파됐다. 건물 내 곳곳에 설치해둔 폭약이 차례로 터지면서 건물은 힘없이 붕괴됐는데, 인도 정부가 환경 규정 위반을 이유로 멀쩡한 고급 아파트를 폭파한 것.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2018년 인도에 대형 홍수가 덮쳐 400여명이 숨진 사건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전문가들은 해변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건물들이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한 바 있고, 이에 인도 대법원은 지난해 5월 해당 건물들이 해변 지역 보호 규정에 저촉된다며 건물을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당연히 이 아파트에 살던 은행가, 기업 임원 등 대부분 사회 지도층으로 구성된 주민들은 정부 조치에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대법원 명령에도 일부 주민은 집을 떠나지 않았지만 인도 당국은 전기와 수도를 끊는 등 강제수단을 동원해 주민 퇴거를 완료했다.

인도 정부는 고급 고층아파트 철거를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인도 정부는 대법원 명령에 따라 각 가구에 3만5000달러 임시보상금만 책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자산을 되찾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정 투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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