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려만 한 태양광 발전 공급…'사후약방문'에 업계만 울상
독려만 한 태양광 발전 공급…'사후약방문'에 업계만 울상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1.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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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S‧RES 수급불균형에 태양광 발전사업자들 울상
정부는 초과 달성 놓고 ‘자화자찬’…업계, 정부 공급 ‘독려’에만 올인
한전, 향후 영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 필요해
태양광 발전시설(그린포스트DB)/그린포스트코리아
태양광 발전시설(그린포스트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정부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정책 기조로 삼고 보급에 팔을 걷어 붙여왔으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영세한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태양광 전기 판매 허가 조건을 강화, 공급 조절에 나섰지만 업계는 관련 정책이 부재한 상태에서 공급만 ‘독려’해온 그동안의 안일한 행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12월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7%에서 20%로 끌어올리겠다며 많은 민간 사업자가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여 놓도록 장려했다.

그 결과 지난달 20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본궤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8~2019년에 신규로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7.1GW로 2017년까지 설치된 누적 설비 15.1GW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2018년의 경우 최초 보급목표(1.7GW) 대비 2배(3.4GW), 2019년 역시 목표인 2.4GW 규모를 초과한 3.7GW(전망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이 순항 중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자화자찬’과 달리 정책의 실수요자, 정부의 독려로 사업에 뛰어든 태양광 사업자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영세한 사업자들의 경우 투자 대출금 회수조차 생각 못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은 바로 판매 가격이다. 태양광 사업자와 투자자들은 신재생에너지(가령 태양광)를 생산했다는 증명서인 REC를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량이 있는 발전소에 판매하거나 전력거래소를 통해 주식처럼 매매해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이 REC 가격이 정부 공급‧수요 예측과 달리 폭락한 것이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정책 토론회 자료집’에 따르면 이미 2017년부터 RPS의무량과 REC공급량이 역전된 상태였다. 2017년은 1922REC가 초과 공급됐고 2018년 3290REC, 2019년 5431REC(예상), 올해 7326REC가 초과공급된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REC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2017년 1월 16만 1615원이었던 REC 가격이 3년 후인 지난해 10월의 경우 5만 4411원으로 하락했다. 3년간 REC 가격의 하락폭은 무려 66.3%에 달한다.

제대로 된 수요 예측 없이 공급만을 독려한 결과 국내 태양광 사업은 ‘치킨게임’이 돼버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이들은 지난해 11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앞장섰다가 빚더미에 올랐다”며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정책으로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수익악화로 투자비조차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 논리에 따라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경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나 문제는 대처 가능한 정도를 넘어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산업부는 과도한 공급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7일 RPS 고시 일부를 개정했다. 

이번 개정의 주요 내용은 지난해 7월부터 임야 태양광 발전소에 적용하고 있는 개발행위 준공검사필증 제출 의무화 규정을 전체 태양광 발전소로 확대,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개발행위 준공검사필증을 RPS 설비확인 신청일이 속한 달부터 6개월 이내에 제출해야 하고 기간 내 미제출 시 제출 시까지 REC 발급이 제한된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태양광 발전소의 개발행위 준공을 유도, 여름철 풍수해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안전사고 예방보단 태양광 발전 공급물량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포석으로 보기도 한다. 여기에 본질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를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독려만 한 상황”이라며 “공급자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RPS 관련 제도를 같이 보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만이 폭주한 후에 제도를 개선하려해도 이미 시장은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효과가 미비한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업부는 이번 고시 개정은 공급 조절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미준공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 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RPS 이행비용 보전대상 범위를 확대한 이번 고시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전은 발전 자회사들이 구입한 재생에너지 비용을 보전해주고 있는데 이번 고시 개정에 따른 영향을 차후 신중히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지금까지의 적자는 재생 에너지 전환에 따른 영향이 아닌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손실이라는 입장도 고수했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개정된 RPS고시 개정이 적자에 영향을 줄지는 전담 부서에서 정확한 분석을 해봐야 한다”며 “아직 정확한 공식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kds0327@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