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매장 냉장고에 국산 수제맥주가 진열돼 있다. (CU 제공) 2020.1.8/그린포스트코리아
CU 매장 냉장고에 국산 수제맥주가 진열돼 있다. (CU 제공) 2020.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해를 넘기고도 계속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 구도가 바뀌는 모양새다. 국산 수제맥주는 일본 맥주의 빈자리를 빠른 속도로 채워나가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의 대체여행지로 부상했다. 

8일 CU에 따르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 하반기 일본 맥주 매출은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 7월 -52.2%로 절반 이상 떨어진 이후 8월 -88.5%, 9월 -92.2%, 10월 -91.7%, 11월 -93.1%, 12월 -93.8% 급감하며 최근 6개월 동안 큰 폭으로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국산 수제맥주는 일본 맥주가 사라진 빈자리를 빠르게 채워나가는 중이다. CU에서의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일본맥주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전년 대비 7월 159.6%, 8월 200.4%, 9월 207.1%, 10월 284.9%, 11월 290.1%, 12월 306.8% 등 높은 매출 성장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기록했던 40%대의 매출 신장률의 4배~7배에 달하는 수치다.

국산맥주 매출에서 수제맥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9%에서 지난해 5.6%로 높아졌다. CU는 국산 수제맥주 인기가 올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종량세 전환으로 인해 그동안 대량 생산이 힘들어 생산 단가가 높았던 수제맥주도 차츰 가격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맥주에 대한 주세 과세 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주세법이 시행됐다. 종가세는 주류 제조업자가 제품을 출고하는 때의 주류 가격 또는 주류 수입업자가 수입신고를 할 때의 주류 가격에 주종별 세율을 곱해 주세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종량세는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 주종별 세율을 곱해 주세를 산출한다. 

국세청은 종량세 전환으로 수제맥주는 주세부담이 낮아져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의 예상도 국세청이 내놓은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주류 과세체계의 개편으로 그동안 수입맥주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국산 수제맥주가 다양한 맛과 종류의 신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맛볼 수 있는 수제맥주의 라인업이 더욱 늘어나고 가격도 점차 낮아지는 만큼 관련 시장도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불매운동의 주요 대상으로 맥주와 함께 여행이 꼽히면서 한국인들의 여행 지형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일본에서 발길을 돌린 한국인 여행객들이 동남아 국가로 향한 것이다. 글로벌 자유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이 자사의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한 2019년 한국인 선호 해외여행지 순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클룩이 지난해 클룩을 통해 자유여행을 예약한 한국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여행지 1위는 전년 대비 6배 이상(603%) 상승한 베트남이 차지했다. 태국은 41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260%), 4위 미국(195%), 5위 대만(177%) 등이 뒤를 이었다. 

클룩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과 홍콩이 국제적 이슈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주춤해지면서 그 반사효과를 베트남이 톡톡히 누렸다고 분석했다. 클룩 관계자는 “2019년 하반기부터 베트남이나 태국 등 ‘가성비’ 높은 동남아 지역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옮겨가고 있다”며 “베트남은 다낭을 비롯해 나트랑, 푸꾸옥 등 다른 도시들도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어 2020년에도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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