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원(가운데)가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1.6/그린포스트코리아
우원식 의원(가운데)가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1.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소상공인들에 이어 여당에서도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배달앱 시장에 독점 기업이 출현하면 소상공인은 물론 배달 노동자, 소비자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합병에 따른 기업결함 심사를 관련 법규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소상공인연합회가 공정위에 엄정한 결합심사를 해달라고 요구한 지 열흘만에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 참여연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전가협),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등도 참여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독점에 따른 피해 예방과 소상공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선제적으로 지적하며 공정위에 합리적 기업결합 심사를 촉구하기 위해 공동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면서 “이번 기업결합심사 의미를 강조하는 한편, 시장 독과점에 대한 다각적 차원의 검토와 공정위의 원칙있는 기업결함 심사를 촉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 11월 모바일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8조1100억원에 달한다. 모바일 배달앱 시장은 매년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시장의 50%가량을 차지하며 배달앱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2위 배달통(약 35%), 배달통(약 10%)의 모회사 역시 딜리버리히어로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품을 경우 배달앱 시장의 95%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앱 시장을 독점하게 돼 소상공인들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경무 전가협 대표위원은 “배달앱 시장이 지닌 가장 큰 문제는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가 거의 본인들의 원하는 방향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호랑이는 이미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유를 가질 수 없다”며 기업이 자율을 중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비판했다.

박홍근 위원장은 “배달의민족은 합병 이후 2년 동안 배달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형성한 뒤에는 다른 방식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공정위는 이런 사항을 충분히 검토해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진철 한상총련 공동회장은 “배달앱 시장 독과점은 파트너사인 중소상인들이나 자영업자들에게 판촉비・광고비・배달 수수료 등 비용 인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쟁 시장이 사라지면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철 공동회장은 이어 "저임금, 초단기계약, 상시적 안전사고 노출 등 배달앱 시장에 고용된 라이더 노동자들이 마주한 안전하지 않은 노동 조건 개선 역시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혁신 기업의 성장이 중요한 건 맞지만 기존 시장 참여자와의 공생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단순히 기업 대 기업의 결합이나 성공한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혁신성장 살리면서 산업이 공생해야 하는데 일부 플랫폼 기업인의 인식에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자는 주장을 혁신을 가로막는 것으로 오해하는 시각이 있어 안타깝다”면서 “누군가에게는 혁신이라고 포장할 수 있겠으나 다른 누군가에겐 새로운 비용 부담이자 생계 위협이라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만큼 지속가능한 방안을 찾아 어떻게 해결할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박홍근 위원장은 “그저께 우아한형제와 임원과 통화했다”면서 “을지로위원회는 민생단체, 배달노동자와 기업결합 심사를 앞둔 배달의민족 등과 언제든 공개적으로도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시장 독과점 문제를 보다 근본적이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검토하고 기업결합의 폐해를 막기 위한 공정위의 원칙있는 기업결합 심사를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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