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상황(출처 인스타그램 alejandrogonzalez_vela)
호주 산불 상황(출처 인스타그램 alejandrogonzalez_vela)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거대한 화마에 휩쓸린 호주의 산불 사태가 하늘을 핏빛으로 붉게 물들여 놨다. 호주는 산불의 영향으로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상황이다. 현지 당국은 5일(현지시간) “사상 최악의 날”이라며 “떠날 수 있으면 떠나라"고 경고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내 팜불라 지역에서는 이날 주황색과 붉은빛의 하늘과 연기가 자욱한 거리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9월부터 발생한 산불로 인한 현상이다.

NSW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발생지와 인접한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NSW주에서는 그동안 150건의 산불이 발생해 현재까지 2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NSW주 산불방재청(RFS)은 현재 주 전역에서 150건의 산불이 진행 중이며 2300여명의 소방대원을 파견해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64건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셰인 피츠시몬스 NSW주 산불방재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전날보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상황이 나아졌지만 며칠 내로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불의 피해는 NSW만 휩쓸고 간 것이 아니다. NSW주와 맞닿은 빅토리아주도 피해가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빅토리아주 산불 규모는 오메오 지역에서만 3일부터 밤새 이어진 산불로 6000ha 규모의 대지가 불탔다. CNN에 따르면 이날 이곳에선 불길이 바람을 타고 치솟는 화염 토네이도까지 발생했다.

빅토리아주 정부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4만명에 가까운 주민과 피서객들에게 "떠날 수 있으면 떠나라"고 경고했다. 빅토리아주 정부가 재난을 선포한 것은 지난 2009년 역대 최악의 산불 사고인 '검은 토요일' 이후 처음으로 당시 산불로 173명이 목숨을 잃고 500명이 다쳤다.

한편,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산불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난 도시 지역에선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 캔버라는 4일 최고 기온 44도를 기록하며 최고 기온이었던 1968년 섭씨 42.2도를 50여년만에 경신했다. 시드니 서쪽의 펜리스는 48.9도까지 기온이 오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호주) 산불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자신의 생명을 걸고 지역사회를 돕고 있는 응급구조대에 감사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호주 출신 배우 니콜 키드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 가족은 호주 산불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생각하며 기도한다"며 "우린 현재 산불진압에 힘쓰고 있는 RFS에 50만달러(약 5억 80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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