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환경’을 대하는 공무원의 자세
[데스크 칼럼] ‘환경’을 대하는 공무원의 자세
  • 박광신 편집국장
  • 승인 2020.01.0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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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오물분쇄기가 아직도 인터넷상에 버젓이 팔리고 있는 사실을 알고계십니까?”라는 질문에 “파악 중에 있고요. 필요하면 직접 제보를 하세요”

당사 기자가 불법 오물분쇄기를 취재하면서 환경부와 통화한 내용이다. ‘직접 제보를 하라고?’ 2013년 하수도법이 개정되면서 주방용 오물분쇄기의 불법 판매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해마다 이뤄지고 있는 판에 직접 제보를 하라는 환경부 소속 공무원의 답변은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 상하수도협회에 판매금지 제품으로 등록 해놓은 주방용 오물분쇄기는 고작 124개뿐이다. 이 제품 중 대다수는 인터넷상에 ‘인증제품’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버젓이 팔리고 있다. 단순히 말해 인터넷상에 124개 제품을 검색만 해봐도 불법판매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지는 쉽게 파악이 가능한 상황이다. 환경부 담당공무원의 답변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배경이다.

우리나라 수질오염 중 생활하수에 의한 수질오염은 전체 발생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도가 높다. 정부가 불법오물분쇄기를 단속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주무부처의 공무원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주방용 오물분쇄기에 관련해서는 올 초에도 비슷한 답변을 받았다. “수가 많아 일일이 파악은 어렵고 지자체에서 알아서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답변을 했던 공무원은 다른 부서로 옮기고 없다. 얘기인 즉, 정책을 책임지고 관장하는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책임의식이 이렇게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딱 잘라 말해 그들은 ‘환경’에 관심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환경’은 단순히 관련 부처의 얘기만은 아니다. 대기환경, 수질오염 등 온 나라가 크고 작은 환경 이슈로 신음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국가의 국익을 좌우하는 공무원들은 분야에 상관없이 국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정부는 2011년부터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근거로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도’를 도입하고 매년 각 기관별로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발표하고 있지만 이정도 점검으로는 공무원들의 ’환경‘에 관한 의식을 고취시키기는 어렵다. 소위 말해 ’수치 맞추기‘에 급급해서는 달라질게 전혀 없다는 말이다. 환경부처 공무원들의 인식을 비춰볼 때 산하기관들은 어떨까 싶다.

미세먼지, 수질오염, 폐기물 등 주요 환경이슈는 그렇다 치고 아직도 공공기관에서 종이컵, 인스턴트커피 등 일회용품을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그들에게 ‘환경’에 대한 얘기는 여전히 다른 나라 얘기일 뿐인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환경이슈에 무덤덤한 현실에 비춰볼 때 공무원들은 분야에 상관없이 솔선수범을 보여줘야 할 때다.

세상의 어느 기관이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책과 환경규제의 수많은 틈새들을 정책 일선에 서 있는 공무원들이 메꿔주지 못한다면 가습기 살균제, 장점마을 사태 등은 계속해서 반복될 뿐이라는 것을 그들이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에 맨 앞줄에 서 있는 공무원들의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성과로 말하고 공무원은 행동으로 말해야 한다.

jakep@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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