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축기지 낡은 공간, 시민 위한 공간으로 변신
공원 자연환경서 영감 얻은 ‘용의 노래’ 벽화로 탄생
서울시 "벽화는 환경 생각해 모두 자연 친화적 재료 사용"

문화비축기지 가압펌프장의 완성된 벽화 5개.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문화비축기지 가압펌프장의 완성된 벽화 5개. (사진 배효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는 1970년대 석유비축기지를 도시재생으로 탈바꿈한 문화공원이다.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이곳 오래된 가압펌프장 건물에서 해외작가와 한국 젊은 작가들이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연말 안에 작업을 마친 해외작가 스티븐 퓨지(Stephen Pusey)와 한국 젊은 작가들은 문화비축기지 공원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재해석한 ‘용의 노래’라는 제목의 작품을 새해부터 시민에게 공개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압펌프장은 문화비축기지 진입공간이면서 문화마당과 5개 탱크를 잇는 열린 공간으로, 앞으로 시민을 위한 쉼터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퓨지 작가와 한국 젊은 작가들이 함께 작업한 벽화를 만날 수 있는 것.

퓨지 작가는 영국 태생으로 런던 세인트 마틴 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대부터 런던과 미국에서 다양한 공공미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퓨지 작가는 특유의 역동적이고 유동적인 선 흐름을 연결해 5개 벽화를 한 폭의 화려한 색으로 선보였다.

작업하는 스티븐 작가.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작업하는 스티븐 작가. (사진 배효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퓨지 작가는 “용의 노래는 그 자체로 해석되기보다 노래 자체가 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카오스(chaos)와 스트링(string) 이론을 보면 미세한 분자인 각 개체들은 진동, 반향, 울림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공명은 삶 자체가 용의 노래”라고 설명했다.

퓨지 작가는 이어 “동양 세계에서 용은 물, 불, 대지, 금속, 공기 등으로 상징할 수 있는 신성한 전설의 동물”이라며 “내 고향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노래 ‘오란 몰(Oran Mor)’은 작은 새의 미미한 지저귐도 대우주의 존재로 다가갈 수 있는데, 나는 문화비축기지에서 특별한 이 두 전설을 연결해 봤다”고 덧붙였다.
 
벽화의 다채로운 색과 보이지 않는 소리 향연은 용과 같이 불가사의한 에너지로 표현된다. 특히 벽화는 환경을 생각해 모두 자연 친화적 재료를 사용했다.
 
남길순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대표적 도시재생 공원인 문화비축기지의 어둡던 공간이 해외작가와 한국작가들 협업을 통해 아름다운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훌륭한 작품을 많은 시민들이 방문해 즐길 수 있기를 바라고 이곳이 시민 문화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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