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현대차의 달라진 신년회가 우리 기업문화의 변화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사장님 입장하십니다"

사회자의 안내 방송이 나오면 모든 참석자들은 전후 좌우 오와 열을 맞춰 차렷 자세로 도열했습니다.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착석하면 시무식이 시작됐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유공 사우 표창, 사장 신년사, 사가 제창, 단상과 단하의 교례는 어느 해나 같았습니다.

"지난해는 참으로 어려웠다. 올해는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모두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신년사 내용은 읽는 사람이 달라져도 대개  비슷했습니다.

간간이 들리는 기침 소리가 거슬렸을 뿐 분위기는 장중 엄숙했고 양복 색깔은 마치 교복이나 군복을 입은 것처럼 흑갈색 일색이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2000년을 훨씬 지나서까지 제 기억속에 있는 새해 시무식 스케치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것이 바뀌는 지금 생각하면 그 때는 왜 그랬을까 하지만 여하간 그랬습니다.

복장도 자유롭고 사고도 자유로운 밀레니얼 세대같으면 아마 숨이 막힌다고 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관공서고 일반 직장이고 할 것없이 어제 2020년 시무식을 진행했습니다. 

아직도 전통적(?)인 시무식을 진행한 곳도 물론 있었겠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시무식 모습이 꽤나 눈길을 끕니다.

1946년 설립후 2000년 현대차그룹으로 새로 출범한 이래 의례적인 식순과 엄숙한 분위기로 이어진 시무식이 신년회로 이름도 바꾸고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오는 밝은 행사로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처음 열린 이번 신년회는 "떡국은 잘 드셨습니까. 저는 아침에 떡국, 점심에 떡국, 저녁엔 된장찌개로 먹었습니다"라는 인삿말로 시작됐습니다.

정 수부는 이어 "여러분처럼 편하게 입고 오면 좋은데 저는 청와대가 주최하는 대한상의 신년회가 있어 이렇게 왔다"며 정장을 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정 수부는 아예 단상을 없애고 일반 직원들 사이에 앉아 신년회를 함께 했고 신년사도 원고없이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보통의 기업설명회(IR)처럼 진행했습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정 수부의 신년사는 모바일로 생중계됐는데 한 관계자는 "회사가 바뀌자고 하는 가운데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이 바뀐 것 자체도 메시지로 여겨진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정 수부는  "저부터 솔선수범해 여러분과의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 수평적 기업문화의 확산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역설하면서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 원동력은 우리로부터 돼야 한다"고 신년사를 맺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50세가 된 젊은 리더가 이끄는 현대차는 크게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아울러 기업 문화도 크게 젊어질 것 같구요. 어떻게 달라지는가는 물론 그들의 몫입니다만...

2020년은 우리 사회 각 분야가 실로 많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O..."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 천만 다행입니다. 그런데 정말 SOS로 보이기는 하네요"

 

 

웃음이 절로 나오는 희한하고 재미있는 외신 하나 전합니다.

위 사진을 보고 뭘 느끼셨습니까?

말못할 급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구조신호를 애타게 보내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게 안 느껴진다면 외려 이상할 정도이지 싶습니다.

중국에서 2020년 축하 풍선이 SOS 구조 신호로 오인돼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2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의 한 동네 주민은 지난달말 자신의 집 맞은편 건물 22층 창문에 'SOS' 신호가 붙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긴급한 상황이라 판단, 즉시 현장에 출동해 22층 집 문을 두드렸겠지요.

그런데 이 집 주인인 한 여성은 갑자기 찾아온 경찰을 보고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했답니다.

경찰이 긴급 구조 신호를 보고 왔다고 설명한 뒤 집안에 들어가 보니 '2'와 '0', '2' 모양의 풍선만 나란히 창문에 붙어있었습니다.

이 집 주인은 유치원 교사로 전날 유치원에서 신년 행사를 한 뒤 남은 풍선을 가져와 2020년을 자축하기 위해 '2'와 '0', '2', '0' 모양의 풍선을 창문에 붙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0' 모양의 마지막 풍선이 공기가 빠져 바닥에 떨어지는 바람에 맞은 편에 사는 주민은 '202'를 'SOS' 긴급 구조 신호로 오인했던 것입니다.

신고자나 경찰이나 한편 황당하고 한편 허탈했겠습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 다행입니다. 실제 상황인데 '누가 장난치는구나'하고 지나치는 반대의 경우를 가정하면 끔찍한 일 아니었겠습니까.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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