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플] “친환경 전기차, 양적 팽창보다 질적 팽창이 필요하죠”
[그린피플] “친환경 전기차, 양적 팽창보다 질적 팽창이 필요하죠”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1.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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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가하자 ‘친환경’이란 키워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의 하나인 자동차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들은 자동차 하면 가솔린이나 디젤을 이용한 내연기관만을 떠올리곤 했지만 이제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를 찾기 시작했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현재 친환경차로 가장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전기차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기차 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리나라 전기차에 관한 정책 대부분을 설계한 자동차계의 ‘대부’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국전기차협회장을 비롯해 한국이륜차협회장,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장 등 8개의 협회를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조금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기계공학이 아닌 전기·전자제어를 전공한 그는 국내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토종 박사다. 특히 대학 시절 자동차에 대한 큰 흥미를 느낀 김 교수는 사설 자동차 정비 학원에 다니며 직접 자가 정비를 배울 정도로 열정이 남달랐다.

김 교수는 “어린 시절 남녀를 떠나서 누구나 자동차를 좋아했겠지만 특히 대학교에 다닐 때 큰 흥미를 느꼈다”며 “종로에 있는 정비학원을 통해 자가 정비를 배우고 당시 포니 자동차 엔진을 분해‧조립하고 시스템을 공부했다”고 대학 시절 추억을 회상했다.

이후 “새로운 특허 제품이 개발하면 내 차에 달아 실험하다 보니 제자들이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의 키트’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며 “아예 작업복을 입고 다니는 경우도 몇 년 동안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가 자동차계의 흐름이라고 말한다. 즉 이제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 될 ‘미래의 먹거리’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아직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 구입을 꺼리는 게 현실이다. 그 이유는 역시나 주유소에 비해 부족한 전기차 충전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김 교수는 국내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가 1만 4000개 정도가 보급돼 있고 이는 단위 면적당 전 세계에서 가장 밀적도가 높은 사례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점 역시 존재한다고 한다.

김 교수는 “실제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전기차 충전기가 별로 없다고 느끼는 것은 설치된 지역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전기차 충전기의 경우 보통 주차장 구석에 설치돼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 맞는 한국형 전기차 충전기 모델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주유소와 같이 대로변에 전기 충전기를 설치할 수 없으므로 특성에 맞는 한국형 충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특성상 70%가 아파트에 거주 중인 상황에서 아파트 공용 주차장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콘센트형 이동식 충전기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더 본질적인 대안으로 아파트 특성을 고려한 집단 거주지에 맞는 한국형 충전기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한다.

전기차 보급을 더 확대하기 위해 충전기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전기차 충전소 ‘관리’ 문제다. 일본의 경우 전기차 충전소의 관리비 예산이 따로 책정돼 있어 민‧관 구분 없이 고장 시 정부가 수리비용을 예산에서 지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설치 보조금에만 예산을 책정하고 따로 관리 예산은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의 수많은 전기차 충전소 중 10%는 이미 고장이나 관리가 안 되고 있을 것이며 향후 감전 등 안전문제 발생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관리 예산을 책정, 유지보수에 신경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기차 충전기 90%가 지붕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비가 오는 경우 충전기가 다 젖게 되는데 이 경우 잘못 충전하다 감전사의 위험도 있다”고 말한다. 이어 “정부에 지붕 설치 등 충전기 관리 예산을 책정하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붕이 없다 보니 충전상태를 표시하는 LCD를 손으로 가려야 하는 불편함은 물론 직사광선으로 충전기의 수명이 짧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특히 감전 등 안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충전기 지붕을 설치해야 하지만 정부는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까지 연장된 전기차 특례요금할인제도 역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급속 충전의 경우 특례할인이 폐지 돼도 별다른 영향이 없으나 완속 충전의 경우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 기본충전요금만큼은 지속적으로 면제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더욱 편리한 전기차 충전을 위해 정부에서 전기차 충전소의 타입별‧사용현황 등을 알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해 내비게이션과 융합, 운전자들의 편의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한다. 간단한 것이지만 이는 전기차 소유자는 물론 예비 구매자에게 꼭 필요한 기능으로서 손쉽게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정부 역시 이 부분에 있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내 전기차와 관련해 통합적인 정책기구가 없음을 아쉬워했다. 정권이 바뀔 경우 폐기될 수 있는 관련 정책은 물론 정부 부처를 넘어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의 자동차 산업청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탁상행정이 아닌 일선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실질적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전기차 보급과 같은 양적 팽창이 아닌 한국형 선진 모델을 위한 질적인 관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국토부, 환경부, 행안부 등 각 부처가 나뉘어 있어 일관된 정책이 추진되지 않는 것은 물론 각자 업무를 미루는 일도 있으므로 향후 모빌리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 부처를 뛰어넘는 통합 부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자동차 산업청이 따로 있는 것처럼 미래의 먹거리가 모빌리티로 완전히 몰리고 있으므로 자동차 관련 부서를 각 정부 부처에서 떼어내 통합‧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나라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제대로 창출할 수 있기 위해선 이러한 통합 부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그린포스트코리아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그린포스트코리아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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