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강도 높은 기업 감시 당연...하지만 ‘억지 저격’은 곤란
[기자수첩] 강도 높은 기업 감시 당연...하지만 ‘억지 저격’은 곤란
  • 송철호 기자
  • 승인 2019.12.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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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기업이 환영을 받고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각계의 비난을 받으면서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산업계도 나름 올바른 방향성이 잡혀가고 있지만 곳곳에서 억지스러운 상황도 목격되고 있다.

최근 남극펭귄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EBS 크리에이터 ‘펭수’에게 포스코가 철로 만든 집을 지어줘 논란이 되고 있다. 포스코가 키가 210㎝에 달하는 펭수에게 안락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녹슬 걱정 없는 특수 철강재를 가공해 튼튼한 집을 지어준 것(사실 이 오묘한 설정을 보는 순간 개인적으로 다른 비난을 하고 싶었지만 여기서는 생략)에서 이 논란은 시작됐다.

온실가스 다량 배출 기업 포스코가 철강재를 이용해 펭수 집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환경단체가 화가 난 것. 특히 공영 교육방송 EBS가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기업 협찬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거기에 펭수까지 출연시킨 것이 무척 실망스럽다는 게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포스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7년 7134만톤, 지난해 7312만톤으로 한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2017년 기준 7억914만톤)의 10%에 이른다. 국내 기업 배출량 중 1위인 데다 강원도 삼척에 석탄화력발전소까지 짓고 있다.

결코 포스코가 친환경 기업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철강기업이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입지를 가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가 생활하는 거의 모든 건물에 철강재가 들어간다는 사실은 새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상식이다. 건물뿐만 아니라 교각, 철도, 자동차, 비행기 등 인류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에 철강재가 사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한국 주요 환경단체가 겨우 이런 이슈에 성명서를 내 비난을 하고, 말 그대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필요가 있겠냐는 거다. 이런 것 말고도 산재해 있는 환경문제가 넘쳐난다.

오히려 철강기업이 철강재를 만들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특히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지 감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포스코를 비롯해 주요 철강기업들이 앞 다퉈 친환경 철강재를 개발한다고 홍보하는 상황에서 그 철강재가 실효성 있는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 강도 높게 확인하고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물론 환경단체가 할 일이 있고 정부가 할 일이 있다. 환경단체는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게 맞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펭수가 사는 집을 친환경 기업이 아닌 기업이, 그것도 철강재로 지어줘 실망스럽다는 비난을 하는 것이 환경단체의 몫은 아닌 것 같다. 온실가스는 펭귄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협한다. 그리고 그 인류 상당수는 철강재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고 펭수는 진짜 펭귄도 아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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