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비롯, 유통, 화학 등 주요 사업부문 조직 개편
"과감한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로 위기 돌파"

황각규 (왼쪽) 송용덕(오른쪽) (롯데지주 제공) 2019.12.19/그린포스트코리아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왼쪽)와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오른쪽) (롯데지주 제공) 2019.12.1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롯데그룹이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과감한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중이다. 

19일 롯데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유통・식품・화학・서비스 부문 50여개 계열사의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각 계열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롯데는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사업부문별 역량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 화학 등 그룹 주요 사업부문 조직을 개편했다. 또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해 성과 평가에 기반한 인사를 했다. 50대 중반의 CEO를 대거 선임하고 젊은 대표와 신임 임원을 적극 발탁하는 등 인적 쇄신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2020년 대내외 산적한 위기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지주 조직 변화 및 BU장 변경

롯데의 사령탑 롯데지주는 주요 역량 집중 및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두 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업무 권한을 갖는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 및 글로벌 사업 전략과 재무,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담당한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면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도 계속 맡을 예정이다. 

호텔&서비스BU장을 맡아왔던 송용덕 부회장은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인사, 노무, 경영개선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송 부회장은 롯데면세점의 호주・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롯데호텔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점 오픈 등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송 부회장은 그룹의 인재육성 및 조직 업무 효율을 통해 그룹의 근본적인 역량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송 부회장의 이동에 따라 롯데지주에서 그룹의 재무 업무를 총괄하던 재무혁신실장 이봉철 사장이 호텔&서비스BU장을 맡게 됐다.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재무1팀장 추광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담당한다. 

이 사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재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2012년에는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는 그룹의 재무혁신실장으로 근무하며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끌었다. 이 사장이 보임하면서 호텔BU는 향후 호텔롯데 IPO등 현안을 해결하는 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원준 유통 BU장 부회장은 이번 정기임원인사에서 그룹의 성장과 후배들을 위해 일선에서 용퇴했다. 1981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2012년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가기 전까지 30년 동안 백화점에서 근무했다. 2014년 롯데백화점 대표를 맡았으며, 2017년부터는 유통BU장으로 자리를 옮겨 롯데 유통부문의 전략 수립 및 방향 제시를 위해 힘썼다.

신임 유통BU장으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후 임명됐다. 강 신임 유통BU장은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본점장과 상품본부장을 거쳤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사업부문장을 지내며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17년부터 롯데백화점 대표를 맡아왔다. 축적된 경험을 살려 롯데 유통부문의 미래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롯데쇼핑・롯데케미칼 등 조직 개편
 
롯데의 성장의 두 축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면적 조직 개편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한다. 사업부간 시너지는 최대화하면서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서다.

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 등을 아우르게 된다.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들은 사업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재편된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이자 신임 유통BU장인 강희태 부회장이 겸임한다.

롯데쇼핑은 이번 조직개편을 바탕으로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 의사결정단계 축소를 통한 빠른 실행력을 확보해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 유통 분야의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개편된다. 고객과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 양 체제로 운영된다. 두 사업분야의 특성이 상이한 만큼, 각 영역에서 핵심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는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는 김교현 화학BU장이 겸임한다.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유임됐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첨단소재 이영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이영준 부사장은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해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삼성 SDI PC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6년 롯데첨단소재 출범 후에는 PC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이 부사장은 그간 쌓아온 역량과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이번에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계에서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통합됐다. 롯데지주는 음료와 주류의 유통・생산・판매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과 기반 인사…변화와 혁신 모색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BU장 이동 및 주요 계열사의 조직개편으로 많은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변경됐다. 또 조직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 온 계열사 대표이사 및 조직장들이 그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지주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1985년 롯데건설로 입사했다. 롯데정책본부에서 건설 및 화학사를 담당하는 운영3팀장으로 근무했다. 2017년 롯데물산 대표를 맡아 롯데월드타워의 성공적인 준공을 이끌었다.  2019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 보임해 그룹 전반의 경영환경 개선과 리스크 예방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통

롯데쇼핑은 문영표 부사장이 롯데마트 사업부장으로 유임된 것을 제외하고는 4개 사업부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백화점 사업부장에 황범석 롯데홈쇼핑 전무, 슈퍼 사업부장에 남창희 롯데마트 전무, e커머스 사업부장에 조영제 롯데지주 전무, 롭스 사업부장에 홍성호 롯데백화점 전무가 선임됐다.

황범석 백화점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상품본부에서 상품총괄, MD전략 등의 업무를 거쳐 여성패션부문장을 역임했다. 남창희 슈퍼 사업부장은 롯데마트로 입사해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마케팅전문가로 알려졌다. 조영제 e커머스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EC(e-commerce)부문장, 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홍성호 H&B사업부(롭스)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2013년부터 6년간 FRL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1987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본점장, 부산점장 등을 역임한 영업전문가다.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는 최경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내정됐다. 최 전무는 1992년 코리아세븐에 입사했으며 27년간 영업부문장, 상품본부장 등을 두루 경험한 CVS 전문가다.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는 기원규 롯데지주 전무가 맡는다. 기 전무는 1993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포항점장, 남성스포츠부문장을 지냈다.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는 전형식 롯데백화점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보임한다. 전 전무는 1988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부산점장, 상품2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디지털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다.

△화학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는 정경문 전무가 내부 선임됐다. 정 전무는 1988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연구지원업무를 수행했다. 2016년 삼성유화사 M&A 후 롯데정밀화학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본부장 역할을 수행해왔다.

롯데비피화학 대표이사로는 김용석 롯데케미칼 전무가 내정됐다. 김 전무는 1988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케미칼의 중국사업을 담당했다. 현재는 폴리머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식품

롯데중앙연구소 대표이사에는 이경훤 전무가 내정됐다. 이 전무는 1992년 롯데중앙연구소로 입사해 음료, 외식부문장을 거쳐 현재 푸드부문장을 맡고 있는 식품연구전문가다. 롯데자이언츠 대표로는 이석환 전무가 롯데케미칼 내정됐다. 1992년 롯데기공으로 입사한 이석환 전무는 2012년부터 롯데지주 CSR팀장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로 이동해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냈다.

△호텔&서비스
호텔롯데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김현식 전무가 내정됐다. 1988년 입사한 김 전무는 마케팅부문장, 기획부문장,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을 거쳤다. 현재 해외운영본부장으로서 롯데호텔의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월드 신임 대표이사는 최홍훈 전무가 내정됐다. 1989년 롯데월드에 입사한 최 전무는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쳐 현재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롯데월드로 입사해 대표까지 역임하게 된 최초의 공채 출신 대표이사다. 테마파크 사업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상사 대표이사로는 정기호 상무가 내부선임을 통해 보임됐다. 1994년 롯데칠성으로 입사한 정 상무는 2000년 롯데상사로 이동해 식품원료팀장,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냈다. 현재 CSM부문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대표이사로는 최세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내정됐다. 최 전무는 1993년 입사해 생산부문장,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냈다. 현재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51세로 이번 신임 대표이사 중 최연소 대표이사다.

◇여성임원 확대・글로벌 인재 육성 기조

롯데는 그룹 쇄신을 위해 그룹 전체 임원의 규모를 소폭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여성 신임 임원 3명을 늘리는 등 여성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진은선 롯데칠성음료 디자인센터장, 조수경 롯데슈퍼 온라인사업부문장, 유혜승 롯데홈쇼핑 OneTV부문장, 강수경 롯데첨단소재 선행디자인부문장이 승진했다. 양수경 대홍기획 전략솔루션1팀장, 장여진 호텔롯데 마케팅부문장, 박미숙 롯데월드서울스카이 운영팀장이 새롭게 여성임원으로 신임됐다.

글로벌 임원 확대 기조도 이어졌다. 롯데제과는 현지법인의 수익성 개선과 시장점유율 1위 수성에 기여한 카자흐스탄 라하트(Rakhat) 법인의 콘스탄틴 페도레츠 (Konstantin Fedorets) 법인장과 인도 하브모아 (Havmor) 법인의 아닌디야 두타 (Anindya Dutta) 법인장을 임원으로 신임했다.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의 휴메이르 이잣(Humair Ijaz) 법인장도 실적개선의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보B에서 상무보A로 승진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2020년 정기 임원인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연계한 조직 개편과 젊은 인재로의 세대교체로 요약된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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