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유동인구 많은 구역서 시간당 3.4μSv/h 측정
일본 정부, 방사성 오염 제거작업 기본 원칙 따르지 않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 통제 실패 및 시민 안전 위협 입증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도쿄올림픽 성화 출발지로 선정된 후쿠시마현 J 빌리지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을 확인했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도쿄올림픽 성화 출발지로 선정된 후쿠시마현 J 빌리지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을 확인했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도쿄올림픽 성화 출발지 후쿠시마현 J 빌리지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린피스는 J 빌리지 재조사를 통해 유동인구가 많은 구역에서 시간당 3.4μSv/h(마이크로시버트)를 확인했다. 이는 일본 정부 제염 목표 기준인 0.23μSv/h의 1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지난 10월 그린피스는 J 빌리지 경기장 부근 주차장에서 최대 71μSv/h에 이르는 방사선량을 확인한 바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12일 도쿄전력이 그린피스를 통해 알게 된 J 빌리지 고선량 지점(핫스팟)을 제염했다. 그린피스는 환경성 발표 직후인 13일과 14일 J 빌리지를 다시 방문했고 현장 조사팀이 재측정한 결과, 해당 구역은 지면 10㎝ 높이에서 0.17μSv/h로 제염이 완료된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제염 작업이 진행된 곳을 현재 모래로 덮어뒀다.

아울러 그린피스는 J 빌리지 재조사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선 오염 구역을 추가로 확인했다. 주차장 가장자리 부근에서는 지면 10㎝ 높이에서 2.2μSv/h가 측정된 것. 주차장 입구 주변에서도 같은 높이에서 2.6μSv/h를 확인했고 경기장과 인접한 숲 가장자리, 즉 주차장 북쪽에는 지면 1㎝ 높이에서 3.4μSv/h까지 측정됐다. 모두 일본 정부 제염 목표 기준을 훨씬 상회한다.

하인즈 슈미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방사선 전문가는 “그린피스는 지난 8년간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방사선 조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알렸다”며 “그린피스 요구에 일본 정부가 공식 대응한 것은 이번이 최초로, 이는 매우 환영할만하다”고 말했다.

슈미탈 수석 전문가는 이어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을 전혀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에 따라 시민 안전 대책이 답보 상태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도쿄전력이 제염 작업 결과를 발표한 이후 그린피스는 J 빌리지를 다시 방문했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도쿄전력이 제염 작업 결과를 발표한 이후 그린피스는 J 빌리지를 다시 방문했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도쿄전력은 그린피스가 공개한 단 두 곳의 핫스팟을 제거한 것 외에는 방사성 제염 작업의 기본 원칙을 따르지 않았다. 후쿠시마 제염 작업 기준으로는 도로에서 반경 20m까지 제염을 진행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의 J 빌리지 제염 작업은 그린피스가 통보한 핫스팟과 추가로 직접 확인한 고선량 지점 한 곳에만 국한됐다. 방사선 오염 정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변 구역에 대한 제염은 진행하지 않은 것.

그린피스는 지난 10월 J 빌리지 훈련시설 주변을 조사하며 다수의 핫스팟을 발견한 바 있다. 당시 그린피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 토마스 바흐 올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모리 요시로 일본 올림픽 및 국제 장애인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 등에게 서신을 발송해 대책을 촉구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일본 정부의 J 빌리지 제염 작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핫스팟 제거 구역 바로 옆에서도 제염 목표 기준보다 높은 세슘 농도가 발견됐는데, 이는 비나 바람에 의해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캠페이너는 이어 “제염 작업 실패는 J 빌리지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전역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J 빌리지 전체 구역과 성화봉송로에 대한 면밀한 재조사가 반드시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재조사 결과에 따른 분석과 요구사항을 일본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추가 조사와 제염 작업이 이행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지속할 계획이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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