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기술입국'과 '인화'의 정신은 LG맨들은 물론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을 것 입니다"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원서동(苑西洞)이라고 있습니다.

동명은 '창덕궁 후원의 서쪽'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도 사무실을 올해 5월말 이쪽으로 이전했습니다.

원서동에는 사진에서 보시는 특이한 형태의 건물이 있어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끕니다. LG 상남 도서관입니다.

정면으로 돈화문을 볼 때  왼편에 현대 계동사옥이 있고 그 뒷편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이 연암문화재단에 기증한 저택을 기반으로 1996년 4월 개관했습니다.

과학기술분야 전문 도서관으로 소장 자료만도 235만여점이나 된다고 합니다.

1600㎡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건평 1500㎡ 규모로 서고와 정보검색실,정보상담실,시청각세미나실, 영상자료실 등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있지요.

이공계 공부하는 관련 대학생, 대학원생, 교수, 연구원 등이 주로 이용하는 편입니다.

상남(上南)은 구 명예회장의 아호로 평소 그의 소신이자 철학이었던 기술입국(技術立國)의 정신에 따라 이 도서관은 세워졌습니다.

국내 최초의 디지털 도서관으로도 유명한데 해외 과학기술 관련 정보를 집중해 수집, 제공하는 'LG ELIT'가 특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초중고생과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과학 정보를 제공하는 'LG Science Land', 시각 장애인과 맹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 활동도 많이 알려진 분야입니다.

대부분 보고 들으신대로 지난 주말 타계한 구 명예회장의 빈소에서는 평소 소신대로 지극히 간소한 조문만 받고 있고 장례도 단출한 가족장으로 내일 17일 발인합니다. 

고인의 아호 상남이 어떻게 지어졌나 보니 고향집앞 작은 다리 이름에서 직접 따 왔다고 합니다.

참으로 자연친화적이고 고향을 사랑한 분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고인은 나이 일흔에,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무고승계(無故承繼)로 대한민국 기업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지난해 5월 큰아들 구본무 회장이 아버지를 앞서는 아픈 일도 있었지만 이제 저 세상에서 부자분이 반갑게 손을 잡을 것도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고인과 고인이 강조했던 인화(人和)를 LG를 상징하는 모토로 오랫동안 기억할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O..."폭우나 폭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블랙 아이스'임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여보! 우리차 무조건 뭐랑 박는다. 팔로 얼굴, 특히 눈을 가려"

"무서워. 어떻게 안 돼?"

"이런 젠장! 몸에 힘 빼구..."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제 몸은 이미 석고상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2002년 12월 하순 어느 날 늦은 밤이었습니다.

장인이 돌아가실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춘천의 어느 병원에 갔다 오늘은 아닌 것 같다는 말에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춘천에서 가평으로 넘어가면서 조금 속도를 올리던 춘성대교 위였는데 멀리서 비상등 번쩍이는 것이 보여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아뿔싸였습니다.

가파른 내리막길 언덕에서 썰매탄 바로 그 느낌이었습니다.

핸들이 돌아가지도 않았지만 양 옆은 강이라 돌릴 수도 없었습니다.

경험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얼마 안되는 순간에 정말 수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지나갔습니다.

게다가 차도 하필이면 경차였던지라 '아! 이렇게 허망하게 가는구나'하며 아이들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지요.

비상등 켜고 있던 중형세단을 냅다 추돌하고 나서야 차는 섰는데 약간의 찰과상뿐 다행히 크게 다친 데는 없었습니다.

'블랙 아이스(Black Ice)'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고 그 후로는 겨울 특히 밤에는 차 거의 안 갖고 다니게 됐습니다.

어떤 운전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비나 눈이 올 때, 잘 보이는 빙판길에서는 서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도로위가 아주 얇게 반질반질한 얼음으로 되는 블랙 아이스는 우선 잘 보이지를 않습니다.

이때문에 '도로위의 암살자'라고도 불린다는 블랙 아이스 교통사고는 한 번 나면 규모도 크고 치사율도 높은 것이 보통이지요.

14일 새벽 경북 상주-영천 고속도로 영천 방향 상행선(상주 기점 26.4km)에서 블랙 아이스로 인한 28중 추돌사고로 무려 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런가하면 이 사고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다른 22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 또다른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 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32명이나 됩니다.

정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사고장소의 일기 개황을 보면 바로 얼마전 0.7mm의 강수량에 기온은 영하 1.5도에서 0도, 바람은 시속 4.7km 였다고 합니다.

땅에 내린 비가 바로 살얼음,다시 말해 블랙 아이스가 됐다는 추정을 저는 100% 동의합니다.

단순한 추돌이 28중, 22중 사고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나름의 판단 때문입니다.

실생활에서 어려운 일임을 모르지 않으나 제 경험에서도 그렇고 이런저런 보도들을 종합할 때 여하간 겨울철 야간운전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열을 받지 못하는 교량 위나 근처, 그늘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터널 출입구 부근은 영상의 날씨에도 블랙 아이스가 생길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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