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분석 결과 몇몇 액상형 전자담배서 유해물질 나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법적 대응 나설 수도”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가운데)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19.12.13/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가운데)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19.12.1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보건복지부가 국내에서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온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하라고 다시 권고한 데 대해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법적 대응도 할 수 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12일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을 대상으로 대마유래성분(이하 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아세토인・2,3-펜탄디온) 등 7개 성분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됐다. THC는 모든 제품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담뱃잎 추출 니코틴을 사용해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되는 액상형 전자담배(이하 담배) 16개 제품, 담배 줄기・뿌리 추출니코틴 또는 합성니코틴을 사용해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 액상형 전자담배(이하 유사 담배) 137개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13개 제품에서 0.1~84ppm의 범위로 검출됐다. 또 43개 제품에서 1가지 이상의 가향물질이, 6개 제품에서는 3종의 가향물질이 동시에 검출됐다. 디아세틸은 29개 제품에서 0.3∼115.0ppm, 아세토인은 30개 제품에서 0.8∼840.0ppm, 2,3-펜탄디온은 9개 제품에서 0.3∼190.3ppm 검출됐다.

액상형 전자담배 구성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로필렌글리콜(PG)과 글리세린(VG)은 모든 제품에서 나왔다. 검출 범위는 각각 14.5∼64.4%, 15.7∼68.9% 수준으로 조사됐다.

(최진모 기자) 2019.12.13/그린포스트코리아
식약처 액상형 전자담배 주요 유해성분 분석 결과 (최진모 기자) 2019.12.13/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내년 상반기에 인체 유해성 연구가 발표되기 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또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임의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고,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자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혼입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제조・수입・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고 권고했다.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미국 등 외국의 조치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추가적인 유해성분 분석과 함께 폐 손상 사례 감시 및 인체유해성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내년 상반기에 직접 인체에 흡입돼 영향을 주는 배출물(기체성분)에 대한 유해성분 분석도 실시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폐 손상 연관성 조사에 들어간다. 국내 사례 조사감시와 폐 손상 유발 의심물질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 및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의 폐 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이후 조사감시 및 연구결과를 관련 전문가들과 검토해 내년 상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회에서 검토 중인 담배의 정의 확대 법안, 담배 성분 제출 의무화 법안,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등 담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핵심 법안들의 의결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대응반 반장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정부는 성분분석 및 인체 유해성 연구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담배 정의 확대·담배 성분제출 의무화 등 담배제품 안전관리를 위한 법률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정부 발표에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사례와 달리 위험물질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 검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다시 강력히 권고하고 비타민E 아세테이트 임의첨가 및 사용 금지 추가 권고를 했다는 것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의 경우 미국 제품에 비해 880만분의 1 수준 밖에 검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은 “금연 대체제로 사용될 수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액상형 전자담배로 연초 금연에 성공했던 다수의 국민을 또 다시 일반 연초로 돌아가게 하는 분위기를 조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정부가 12일 발표한 유해물질 분석 결과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동일한 몬스터즈 제품으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 시험을 의뢰한 결과를 보면, 정부 발표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분석에서는 나오지 않아 조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리를 위해 유럽 TPD의 유해성 기준치 및 다양한 제도를 연구하고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병준 회장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 유해성분 분석 기준을 마련하고, 이번 실험 결과를 도출해 낸 실험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병준 회장은 이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지 강력 권고를 즉시 철회하라”며 “철회하지 않을 경우 협회차원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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