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3일 자연채광 제어기술 적용 지하정원 개장
지상 햇빛 고밀도로 모아 지하로 전송...교양강좌, 공연 등 다목적 공간
혁신기술 테스트베드 제공과 지하 유휴공간 재생 비전 제시

종각역 태양의 정원 전경.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종각역 태양의 정원 전경. 서울시는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과실수를 포함한 37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지하정원을 조성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북측 지하보도가 혁신적 자연채광 제어기술을 적용해 도심속 지하정원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종로타워 지하 2층)으로 이어지는 지하보도에 ‘종각역 태양의 정원’을 조성하고 13일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자연채광 제어기술은 지상 햇빛을 원격 집광부를 통해 고밀도로 모아 특수 제작된 렌즈에 통과시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지하 공간까지 전달하는 혁신적 기술이다.

지상에 설치되는 집광부 장치는 프로그램을 통해 태양 궤도를 추적, 효율적으로 태양광을 집광할 수 있고 투명한 기둥으로 태양광이 전송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상에 8개 집광부를 설치하고 자연채광 제어기술을 활용, 자연 그대로의 햇빛을 지하로 전송해 비춤으로써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과실수를 포함한 37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지하정원을 조성했다.

녹지공간뿐만 아니라 계단을 리모델링해 객석을 만들어 각종 교양강좌나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문화공간을 조성했고, 특히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공간도 마련해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홍보, 판로, 교육, 지원 사업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파나 미세먼지 등 외부 기상여건과 상관없이 지하에서 자연 그대로의 태양광을 느낄 수 있고 날씨가 흐린 날에는 자동으로 LED 조명으로 전환돼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 조도 확보도 가능하다.

지상 집광부.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상 집광부.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동안 서울시는 증가하는 도심 속 유휴공간에 대해 도시재생 관점에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왔고 노후된 고가도로를 공중정원으로 변모시킨 ‘서울로 7017’에 이어 지난해 종각역 지하 유휴공간에 지하정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1년여간 공사를 거쳐 13일 개장하게 된 것.

김기현 서울시 안전총괄실 안전총괄과장은 “단기적으로는 아직 구체화된 추가 지하정원 조성계획이 없다”면서도 “이 지하정원 모델의 시민 호응도와 도시재생 가치를 감안했을 때 장기적으로는 광화문을 비롯해 을지로 등 서울 주요 도심지 내 지하보도에 점차 확대조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본구상 용역에는 미국 뉴욕 지하공간 재생 프로젝트인 로라인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제임스 램지(라드 스튜디오) 건축가도 참여했고 로라인 태양광 채광기술을 담당하는 한영 합작 벤쳐기업 선포탈이 설계 및 공사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는 종각역 지하공간 이름에 대한 시민 공모전을 통해 ‘종각역 태양의 정원’을 공식 명칭으로 선정했다. 지난 8월 13일~9월 11일 진행된 시민 공모전에는 총 1139명의 시민이 참여해 2750점의 명칭이 제안된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특별한 쓰임 없이 비어 있던 공간, 그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 역할에만 머물렀던 곳이,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지상 태양광을 지하로 끌어들여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혁신기술 테스트베드이자 서울 지하 유휴공간 재생에 대한 비전”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전송부.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태양광 전송부. (사진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song@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