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시그니처 핫 초콜렛'과 '토피 넛 라떼'의 설탕함유량과 열량 (최진모 기자) 2019.12.10/그린포스트코리아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시그니처 핫 초콜렛'과 '토피 넛 라떼'의 설탕함유량과 열량 (최진모 기자) 2019.12.1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스타벅스가 겨울을 맞아 내놓은 음료 한 잔에는 최대 100g에 가까운 설탕이 들어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0일 영국의 비영리기구 ‘액션온슈가(Action on Sugar)’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스타벅스가 판매하는 오트밀크(Oat Milk・귀리우유)를 사용하고 휘핑크림을 얹은 벤티 사이즈 ‘시그니처 카라멜 핫 초콜렛’ 한 잔에는 93.7g의 설탕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티스푼 23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열량은 758㎉에 달했다. 

한국 스타벅스에서도 판매하는 휘핑크림이 올라간 벤티 사이즈 ‘시그니처 핫 초콜렛’에는 60.8g의 설탕이 들어있었다. 2016년 조사에서 측정된 설탕함유량(60.0g)과 비교하면 설탕함유량은 줄기는커녕 늘어났다. 열량은 605㎉였다.   

일반 우유 대신 무지방 우유나 저지방 우유를 선택하면 칼로리는 낮아져도 설탕함유량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지방 우유를 고른 경우 벤티 사이즈 ‘시그니처 핫 초콜렛’의 열량은 571㎉로 낮지만 설탕 함유량은 61g으로 조금 많았다. 무지방 우유를 선택하면 열량은 535㎉였으나, 설탕 함유량은 61.5g으로 셋 중에 가장 높았다. 

반면 영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레온(Leon)에서 판매하는 레귤러 사이즈 핫 초콜렛에 들어간 설탕은 17g에 그쳤으며, 열량도 257㎉에 불과했다. 설탕 함유량은 스타벅스 ‘시그니처 핫 초콜렛’의 1/3 수준이고, 열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스타벅스의 크리스마스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은 ‘토피 넛 라떼’에도 다른 업체의 시즌 라떼 메뉴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설탕이 들어있으며, 열량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티 사이즈 ‘토피 넛 라떼’ 한 잔에는 보통 카페라떼(20.7g)보다 많은 47g의 설탕이 함유됐으며, 열량도 473㎉로 보통 카페라떼(298 칼로리)의 두 배에 가까웠다. 

‘시그니처 핫 초콜렛’과 마찬가지로 ‘토피 넛 라떼’도 일반 우유 대신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고르면 열량은 낮아지지만 설탕 함유량은 더 많았다. 저지방 우유로 만든 ‘토피 넛 라떼’의 열량은 413㎉였으나 설탕 함유량은 47.4g에 달했다. 무지방 우유를 고르면 열량은 347㎉로 줄어들지만 설탕 함유량은 48.2g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영국 커피체인 카페 네로(Caffe Nero)에서 판매하는 카라멜라이즈드 아몬드 라떼 한잔의 열량은 ‘토피 넛 라떼’의 1/4~1/3 수준인 111㎉에 불과했다. 설탕은 ‘토피 넛 라떼’의 1/3 정도인 14.9g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액션온슈가 측은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보면 다양한 따뜻한 시즌 음료들에 엄청난 양의 설탕이 들어있다며, 커피 체인업체들은 우유 혹은 우유 대체품으로 만든 따뜻한 시즌 음료에 들어간 설탕의 양을 줄이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암연구재단(World Cancer Research Fund) 소속 영양사 매트 램버트(Matt Lambert)는 “과도한 설탕 섭취는 체중 증가로 이어지고, 체중 증가는 적어도 12가지 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시즌 음료들을 좋게 보기는 어렵다”며 “이제는 정부가 음료 및 음식 라벨에 열량을 표기하게 하고, 설탕 함유량을 감소시키는 등 그들의 역할을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시그니처 핫 초콜렛’ 같은 메뉴의 경우 열량과 설탕 함유량이 높을 수 있다”며 "열량이 낮고 설탕이 덜 들어간 음료를 제공하기 위해 라이트 버전 프라푸치노를 만드는 등 대안품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체 시럽을 도입하는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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