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만에 세계 플라스틱 배출 200배 증가
국내 생활폐기물 중 플라스틱 폐기물 약 520만톤
국내 기업들, 관련 기술 개발 진행
업계‧환경단체, 반응 시큰둥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청사 전경(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청사 전경(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플라스틱 폐기물로 전 세계가 몸살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플라스틱 재활용 등 관련 기술 개발에 분주한 상태다. 국민들의 플라스틱 소비 감축에 대한 공감대 역시 커지면서 기업들은 ‘친환경’ 플라스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geyer 등은 지난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물 발생량을 추정했다. 이 연구에서 지난 195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백만톤이었으나 2015년 407백만톤으로 20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302백만톤으로 추정된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모두 10.1백만톤으로 생활폐기물 중 절반이 플라스틱 폐기물로 약 5.2백만톤에 달한다.

국내 플라스틱(합성고분자화합물)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16년 기준)(자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그래픽 최진모 기자)
국내 플라스틱(합성고분자화합물)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16년 기준)(자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그래픽 최진모 기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처리와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SK의 행보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에서 추출한 유화(油化)원료를 석유화학 원료로 쓰는 방법을 개발, 결과물을 내년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11일 제주클린에너지와 기술협약을 맺었다.

열분해 유화기술은 통상적인 플라스틱∙비닐 제조 기술을 역으로 구현해 낸 것으로 폐플라스틱∙폐비닐을 가열분해해 석유화학 원료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폐플라스틱∙폐비닐 등으로 인한 여러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자원 순환률 향상 등 다양한 친환경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은 잘 썩는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식물성 원료로 만든 ‘바이오 유래 플라스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50년에서 수 백년간 썩지 않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수개월 안에 완전히 분해돼 친환경 소재로 꼽힌다.

SK케미칼은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80~100% 사용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에코플랜’의 생산을 검토 중이다. 이 소재는 상용화할 경우 각종 포장용 필름, 투명 진공성형 용기, 부직포 등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친환경 플라스틱 관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이다. 특히 많은 기업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 중이지만 실용성이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가 문제로 지적하는 점은 ‘물성’과 ‘가격’, 이 두 가지다. 물성의 경우 플라스틱 성형 시 녹는점이 기존과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격의 경우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는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적게는 1.2배 많게는 2배 비싸 실제 생산해 판매해도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물성도 좋지 않고 가격까지 비싼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일부 플라스틱을 규제하면서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것을 법제화 시켰지만 업체들이 참가했다 현재 모두 손을 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소재라고 하지만 일부만 친환경 소재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아 100% 친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며 “예를 들어 식물성 수지가 섞여 있는 경우 이를 따로 분리배출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경우 분해되는 기간 동안 플라스틱을 보관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분해 되는 재질만 따로 분리수거 하는 것도 어렵다 보니 기존 플라스틱보다 좋겠지만 결국 재활용이 현실적으로 힘들어 소각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발생시키는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자연성분으로 분해돼 환경에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될지가 의문”이라며 “최근 재활용 단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인건비가 더 비싸 결국 소각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라며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도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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