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 개명산 자락 숲이 참나무 병해 방제작업을 이유로 남벌돼 토사유출 등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에 위치한 개명산에 참나무시들음병이 덮친 것은 지난해 3월. 산림청 서울국유림관리소는 병해 피해를 입은 지역 47.3ha 중 7.2ha를 ‘소구역 모두베기’로 주변 나무까지 모두 베어냈다.

올해 4월까지 진행된 이 같은 방제작업을 통해 10~50년생 나무 4천여 그루가 베어져 나갔고, 오랜 시간 사람의 통행이 없어야 형성되는 울창한 ‘극상림’은 삭막한 벌거숭이 산으로 바뀌어 버렸다.

서울국유림관리소는 “참나무시들음병의 가장 확실한 방제방법은 피해를 입은 참나무를 모두 베어 없애는 것”이라며 “주변 나무를 모두 베어낸 것은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 주민들이 약제살포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해 방제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모두베기를 통해 벌목이 진행된 지역이 경사도가 30도를 넘는 급경사지라는 데 있다. 이는 토사 유출, 산사태 등 산림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급경사지에는 모두베기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산림청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게다가 벌목지역이 꼬리치레도롱뇽 등 1급수 지표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계곡으로 이어져 있어 토사나 흙탕물이 유입될 경우 이 지역 생태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실제로 고양환경운동연합 이미숙 사무국장은 “방제가 이루어진 개명산은 환경부가 생태환경의 보전가치가 높다며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매긴 지역”이라며 “환경을 살리고, 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부서가 이런 식으로 무차별 벌목과 방제작업을 실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국유림관리소는 벌목지역 산사태 및 토사유출 우려와 관련해 “산림감시원이 거의 상주해 있다시피 하고, 조림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고로쇠와 백합나무 등을 올 가을 쯤 식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당장의 장마 및 태풍에 대한 대비책은 없어 보였다.

현재 개명산은 지난 4월 식목철에 어린이들이 심었지만 관리가 안돼 말라죽어가고 있는 소나무 묘목들처럼 위태하다.



김정문 기자 jmoonk99@eco-tv.co.kr
권 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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