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LNG발전소 건설관련 지역주민들 모아 SK E&S의 하남열병합발전소 견학시켜
SK E&S는 하남열병합발전소 건설하며 환경기준 낮추려 국회의원 등에게 거액의 뇌물제공

청주SK하이닉스 전경(김동수 기자) 2019.12.06/그린포스트코리아
청주SK하이닉스 전경(김동수 기자) 2019.12.0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SK하이닉스가 LNG발전소의 환경안전성 모범사례로 지역주민들을 견학시킨 열병합발전소가 건설당시 환경기준을 낮추려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회사의 신뢰도가 크게 손상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청주에 건설하려는 LNG발전소의 환경안전성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지역주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7일 SK하이닉스와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이 지역 인근 주민들을 데리고 경기도 하남시 위례열병합발전소를 방문했다. 이 발전소는 SK하이닉스의 관계사인 SK E&S가 건립, 운영하고 있다. 방문의 목적은 LNG발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주민들은 이를 ‘견학’이라고 불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견학을 통해 2021년 건설예정인 청주SK하이닉스 LNG발전소는 하남열병합발전소보다 안전과 환경 측면에서 최신의 설비를 사용한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 도시에 들어서는 LNG발전소의 안전성을 부각하려 했던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청주에 LNG발전소가 처음 건설되는 만큼 시민들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충분한 설명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특히 하남의 경우 최신의 LNG발전소가 도시 안에 위치하고 있는 사례라서 안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 E&S가 하남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면서 국회의원 등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드러나면서 SK하이닉스가 모범사례라고 보여줬던 의도는 크게 손상됐다.

지난달 26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이창열 부장판사)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현재 국회의원(자유한국당)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의원은 SK E&S 계열사의 전 본부장 A씨로부터 하남시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SK E&S가 21억원 상당의 납품계약을 체결토록 했다. 

이처럼 환경기준을 낮추려 거액의 뇌물이 오간 발전소를 모범사례로 손꼽으며 발전소건설 예정지의 주민들을 견학시킨데 대해 비상식적이라는 비판이 크다. 특히 견학을 추진할 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견학에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청주SK하이닉스 LNG발전소가 들어설 지역(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의 한 아파트 동대표는 “이전에 SK하이닉스측에서 환경에 대해서는 자신 있으니 견학을 주선하겠다고 했다”며 “지난달 아파트 동대표자 회의에서 견학 이야기가 나왔으나 발전소 인근 지역주민들의 의견에 집중하지는 않은채 다른 발전소를 구경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견학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주민들이 견학이라고 다녀온 바로 다음 날 법원에서 SK E&S 하남열병합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뇌물이 오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청주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립이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인지 의구심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SK하이닉스는 "SK E&S가 관계사이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회사이며, 건립과정에서 환경기준 등을 낮추려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청주SK하이닉스 LNG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내 한 아파트에 붙여진 LNG발전소 견학 희망자 모집 안내문(시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청주SK하이닉스 LNG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내 한 아파트에 붙여진 LNG발전소 견학 희망자 모집 안내문(시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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