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14명 임원인사 단행
내년 1월 합병되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 맡을 예정
김승연 회장의 승계 구도 정리 예측도 나와
한화그룹, 이번 인사 승계와 관련 없어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한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한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이하 한화큐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한화그룹의 후계 구도가 정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부사장은 내년 1월 합병되는 한화큐셀과 한화케미칼의 전략부문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돼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은 지난 2일 김 부사장을 포함해 전무 승진 1명, 상무 승진 3명, 상무보 승진 9명 등 총 14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석사나 MBA 과정을 거치는 다른 재벌가 자제들과는 달리 공군 통역장교로 군복무 후 지난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 직급으로 입사했다.

이번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종래 철수설까지 나돌 정도로 암흑기를 겪은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1위로 끌어올렸다는 점. 김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 영업‧마케팅 최고책임자(CCO)로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점유율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3분기에 매출액 2조 4412억원, 영업이익 152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6%, 영업이익은 62.6% 증가했다. 특히 태양광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4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가 올해 1분기부터 489억원, 327억원(2분기), 656억원(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태양광 사업부문 영업이익(자료 한화 제공,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태양광 사업부문 영업이익(자료 한화 제공,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내년 1월 출범 예정인 합병법인 ‘한화솔류션(가칭)’의 전략부문장을 맡게 될 예정이다. 태양광을 비롯해 석유화학‧소재를 아우르는 한화솔루션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을 지원한다. 기업가치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이다.

김 부사장의 승진이 주목되는 이유는 한화가 다른 대기업 집단에 비해 부회장과 사장, 부사장 등 고위 임원이 적다는 점이다. 여기에 내년 1월 한화큐셀과 모회사인 한화케미칼이 합병하면서 김 부사장은 한화의 화학‧태양광 사업에서 네 손가락 안에 드는 지위인 전략부문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이번 승진을 통해 그룹 내 후계자 구도를 정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81년 김종희 회장이 유언 없이 갑작스럽게 별세함에 따라 김승연 회장이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가 됐다. 여기에 남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10여년간 상속 다툼을 벌인 일도 있다. 이 때문에 그룹의 주력 부문인 에너지·화학 등을 맡기며 그룹의 핵심 사업부를 총괄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과 한화큐셀 전략마케팅 기획실장, 한화큐셀 전무 등을 거치는 등 착실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반면 한화그룹은 이번 인사와 그룹 내 후계자 승계 문제는 일체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를 발표와 관련 해 그룹 내 승계 구도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한 적 없다”고 말을 아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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