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환경교육센터, 환경문제 및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조사
‘환경’ 과목 필수화 정책도 응답자 60% ‘찬성’

국가환경교육센터는 전국 고등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환경문제 및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자료 국가환경교육센터, 그래픽 최진모 기자)
국가환경교육센터는 전국 고등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환경문제 및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자료 국가환경교육센터, 그래픽 최진모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한국 청소년들은 ‘미래 대통령’이 환경과 경제에 주력하는 대통령이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환경교육센터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조사전문기관 ㈜리서치뱅크에 의뢰해 전국 고등학생 600명(전국 패널 300명, 환경부 꿈꾸는 환경학교 300명)을 대상으로 환경문제 및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그 조사결과를 3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환경문제와 빈부격차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순위와 2순위를 함께 고려할 때는 환경 대통령을, 1순위만을 고려할 때는 경제 대통령을 미래 대통령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1주일에 1시간씩 ‘환경’ 과목을 필수화하는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60.0%가 ‘매우 찬성’ 또는 ‘꽤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에게 고등학교에서 1주일 동안 34시간 수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수업 시간표를 짜보도록 한 결과, 환경 과목을 평균 2.22시간 배우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

특히 현재 학교에서 받고 있는 환경교육이 ‘매우 충분’하거나 ‘꽤 충분’하다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고등학생은 전체의 32.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때 환경 과목을 이수하지 않았던 학생 중에서 60.0%는 환경 과목이 개설된다면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필리핀처럼 기후변화를 막고 자연을 복원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학교를 졸업할 때마다 반드시 10그루의 나무를 심게 하는 정책에 대해 69.4%가 ‘꽤 찬성’ 또는 ‘매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가한 청소년의 약 절반(53.7%)은 나의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등 지구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타 툰베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3.8%가 알고 있었고 모 고등학교에서 기후변화 수업결석시위에 참석하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65.5%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 청소년들, 환경·빈부격차 문제 해결이 중요

이번 조사에서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권이 있다면 어떤 대통령을 뽑겠는지 순서대로 번호를 표시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청소년들의 미래 가치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1순위와 2순위를 묶어서 비교하면, 환경 대통령이 47.7%로 가장 높았고 경제 대통령이 47.5%로 2위를 차지했다.

1순위만 비교하면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3.5%가 ‘경제를 살리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경제 대통령’을, 2위로 25.7%가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환경 대통령’을 뽑겠다고 응답했다.

3위는 ‘남북간 평화와 공존을 앞당기는 평화 대통령(18.0%)’, 4위는 ‘경쟁적 입시 등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교육 대통령(14.2%)’, 5위로 ‘차별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공정 대통령(8.5%)’을 꼽았다.

국가교육환경센터에 따르면, 입시문제를 해결하는 교육 대통령보다 빈부격차를 줄이는 경제 대통령을 더 많은 청소년들이 선택한 것은 현재 교육문제가 금수저, 흙수저로 대표되는 경제문제 해결 없이 극복되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고등학생 60%, 환경 과목 필수화 찬성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1주일에 1시간씩 환경 과목을 필수화하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 60.0%가 ‘매우 찬성’ 또는 ‘꽤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매우 반대’ 또는 ‘꽤 반대’하는 응답자는 11.8%에 불과해 찬성이 반대의 약 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과목 필수화 정책에 대해 ‘전국 패널’과 ‘꿈꾸는 환경학교(이하 꿈학교)’ 학생들을 비교했을 때, 꿈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67.0%) 중에서 ‘매우 찬성’하거나 ‘꽤 찬성’하는 비율이 전국 패널 학생들(53.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찬성하는 정도에 있어 두 집단 사이 차이(전국 패널 3.48 VS 꿈학교 학생 3.86)는 95%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환경교육센터는 전국 고등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환경문제 및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자료 국가환경교육센터, 그래픽 최진모 기자)
국가환경교육센터는 전국 고등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환경문제 및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자료 국가환경교육센터, 그래픽 최진모 기자)

◇ 고등학생이 원하는 환경 수업, 주당 평균 2.22시간

응답자들에게 고등학교 1주일 동안 34시간의 수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수업 시간표를 짜보도록 한 결과, 환경 과목을 주당 평균 2.22시간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제1그룹으로 국어, 영어, 수학에 평균 3.83~4.00시간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배정했다. 제2그룹으로는 과학탐구와 사회탐구 영역에 3.11~3.48 시간을 배정했고 환경(2.22시간)은 체육(2.83), 창체(2.58), 예술(2.47)과 함께 제3그룹에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제2외국어(2.01), 교양(1.75), 기술가정(1.76) 순으로 많은 시간을 배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하는 환경 이수 시간에 대해서는 전국 패널과 꿈학교 학생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 현재 학교 환경교육에 만족하는 학생, 32.0%

‘지금 학교에서 받고 있는 환경교육이 얼마나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꽤 충분’하거나 ‘매우 충분’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3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 과목을 선택하고 있지 않은 전국 패널 학생들(38.7%)이 꿈학교 학생들(22.7%)에 비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모두 환경 과목을 이수한 학생 100명을 제외한 학생 500명 중에서 60.0%는 환경 과목이 개설됐다면 선택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꿈학교 학생 중에서는 66.9%가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전국 패널 학생 중에서는 51.4%가 선택하겠다고 응답해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줬다.

이 결과는 최근 경기도교육청을 포함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학생들이 환경 과목을 선택하지 않아 과목 개설과 환경 전공교사 배치가 어렵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향후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 환경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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