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쇼핑백’ 도입후 비닐쇼핑백 사용 늘어난 영국 슈퍼마켓
‘친환경 쇼핑백’ 도입후 비닐쇼핑백 사용 늘어난 영국 슈퍼마켓
  • 김형수 기자
  • 승인 2019.12.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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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슈퍼마켓업체 웨이트로즈는 파스타를 다회용 용기에 담아 구입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웨이트로즈 트위터 캡처) 2019.12.2/그린포스트코리아
영국 슈퍼마켓업체 웨이트로즈는 파스타를 다회용 용기에 담아 구입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웨이트로즈 트위터 캡처) 2019.12.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영국 주요 슈퍼마켓 업체들이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있는 쇼핑백을 도입한 뒤, 비닐 사용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환경조사기구(EIA)와 그린피스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고서 ‘플라스틱 체크 II: 슈퍼마켓의 발전과 퇴보(Checking Out on Plastics II: Breakthroughs and backtracking from supermarkets)’ 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대형 슈퍼마켓 업체에서 쓰인 비닐 및 플라스틱 포장재는 90만3000톤에 달했다. 88만6000톤 수준이었던 2017년에 비해 2만톤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비닐 및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역설적이게도 ‘생명을 위한 가방(Bags for Life)’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친환경 쇼핑백이 꼽혔다. 소비자들이 재사용할 수 있는 ‘생명을 위한 가방’을 한 번만 쓰면서 일어난 일이다. 2017년 9억6000만장에 그쳤던 ‘생명을 위한 가방’ 사용량은 지난해 12억4000만장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15억장이 팔려나갔다. 영국 한 가정당 ‘생명을 위한 가방’ 54개를 구입한 셈이다. 영국 정부는 2015년 10월 일회용 비닐 쇼핑백을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에게 5펜스(약 76원)을 내게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환경조사기구는 많은 소비자들이 ‘생명을 위한 가방’을 일회용으로 구입하고 있는데, ‘생명을 위한 가방’ 제작에는 기존에 쓰이던 일회용 쇼핑백보다 더 많은 비닐이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환경조사기구와 그린피스는 정부가 재사용 쇼핑백 사용을 금지하거나, 현재 20펜스인 재사용 쇼핑백의 가격을 적어도 70펜스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이 지불할만하다고 응답한 가격보다 6배 높은 값을 매긴 아일랜드에서는 재사용 쇼핑백 사용량이 90% 줄어들었다. 

아울러 환경조사기구와 그린피스는 영국 대형 슈퍼마켓 업체 10곳 가운데 웨이트로즈(Waitrose)와 모리슨스(Morrisons)를 우수 기업으로 선정했다. 웨이트로즈는 플라스틱 및 비닐 포장재 사용량을 감축했을뿐만 아니라, 커피・쌀・파스타 등의 상품을 다회용 용기에 채워가는 방식으로 구입하는 무포장 리필 스테이션(Packaging-free Refill Station) 설치 확대를 검토하는 등 혁신적 시도에 열린 자세를 취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모리슨스도 소비자들이 포장된 상품보다 1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사갈 수 있도록 하는 ‘리필 실험’에 나섰다.  

줄리엘 필립스(Juliet Phillips) 환경조사기구 해양 캠페인 담당자는 “이번 조사는 식료품 소매업체들이 일회용 포장재와 제품 사용량 감축이란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고비를 당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뿌리깊은 쓰고버리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하나의 일회용 소재를 다른 소재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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