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유일하게 매출 증가
정유 4사 모두 영업이익 감소
정유 업계, 당분간 상황 좋아지지 않을 것

정유 4사 3분기 영업이익(자료 각 사,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정유 4사 3분기 영업이익(자료 각 사,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정제마진의 추락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분간 같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4분기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 정유사 4곳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현대오일뱅크의 매출액만 증가했을 뿐 나머지 3사의 경우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정유 4사의 실적은 더 처참했다. 4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 그 하락폭이 무려 30~60%였다.

정유 4사의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오일뱅크 매출액 5조 3040억원(+2.5%), 영업이익 1578억원(-34.4%) △S-오일 매출액 6조 2345억원(-13.3%), 영업이익 2307억원(-26.9%) △SK이노베이션 매출액 12조 3725억원(-17.3%) 영업이익 3301억원(-60.5%) △GS칼텍스 매출액 8조 9457억원(-8.8%), 영업이익 3222억원(-49.3%)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4대 정유사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정제마진의 하락을 꼽는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대표하는 지표로 영업이익과 가장 직결되는 부분이다. 최종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나프타 등의 가격에서 원유의 가격과 운임·정제 비용 등 원료비를 제외한 값이다.

정유 업계는 보통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3~4달러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제마진은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10달러를 돌파했다가 지난 10월 2.8달러까지 하락했고 11월에 마이너스 0.6달러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고 세계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정유 4사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도 향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IMO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오는 2020년부터 전 세계 선박유 황 함량 상한선을 0.5%로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국내 정유4사가 이에 대응하는 초저유황선박유를 공격적으로 개발·판매하고 있지만 향후 실적 회복과 연결이 될지는 불투명할 전망이다.

한 정유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경우 일시적으로 실적이 안 좋아도 드라이빙 시즌이 오면 금세 회복하곤 했는데 지금의 상황을 보면 당분간 회복은 어려울 듯하다”며 “정유 업계의 경우 2년 전이 가장 호황기인데 앞으로 이런 호황을 기대할 순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정유사들이 오래전부터 석유화학사업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을 미래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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