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체 여행지로 떠오른 대만 타이베이에 자리한 타이베이101타워. (김형수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일본 대체 여행지로 떠오른 대만 타이베이에 자리한 타이베이101타워. (김형수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계절은 겨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여름에 시작된 ‘일본 여행 보이콧’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일본에서 발길을 돌린 한국인들은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가며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이 지난 20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19만7300명에 그쳤다. 57만1176명이 일본을 찾았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65.5% 감소했다. 전체 방일 외국인 여행객이 5.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12배에 가까운 하락폭이다. 

조사 대상 21개국 가운데 한국을 제외하고 지난달 방일 여행객이 줄어든 나라는 스페인(-2.8%)과 이탈리아(-2.4%) 두 나라 뿐이다. 일본은 찾은 한국인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지난 8월 -48.0%, 9월 -58.1%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65.5% 감소하며 하락폭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은 최근 한일정세의 영향으로 감편 및 운휴에 따라 항공 좌석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일본 방문을 자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일본에 상륙한 태풍 19호로 인해 항공편 결항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여행 보이콧’이 지속되면서 한국인들의 여행 트렌드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해외여행 가이드앱 트리플이 다음달 셋째주부터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3주 동안 등록된 여행 일정 데이터 7만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다낭・타이베이・파리・방콕・런던이 인기 여행지 ‘톱5’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각각 1위, 2위, 5위를 차지했던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는 ‘톱5’에서 밀려났다. 

트리플 관계자는 “일본 불매 이슈로 일본 여행이 감소한 것과 함께 남은 연차를 소진해 장기 여행을 떠나는 비율이 늘면서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트립닷컴 겨울시즌(2019년 10월 ~ 2020년 2월) 한국인들의 항공권 예약 인기 도시 100곳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단거리 지역에서는 타이베이・다낭・칼리보, 중거리 지역에서는 방콕, 장거리 여행지에서는 시드니・멜버른・로스앤젤레스・파리 등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은 줄었지만, 이들이 다른 곳으로 목적지를 바꾸면서 전체 여행시장 볼륨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일본전문여행사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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